무심코 버린 담뱃불로 사망자까지… 대전·충남 담배꽁초 화재 빈번

3년간 대전 담배꽁초 화재로 1명 숨지고 16명 부상
충남은 2명 사망 8명 부상… 627건 화재 발생하기도
꽁초 버리는 행위와 화재 인과관계 확인 어려워… 범인특정 난항

1월 3일 오전 9시 57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빌라 옥상에서 담뱃불로 인해 화재가 발생했다. (사진=대전소방본부)

#1. 1월 3일 오전 9시 57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의 한 빌라 옥상에서 불이 났다. 원인은 담뱃불이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일어나지 않았으나 불로 인해 건물 외벽 10㎡가 그을리는 등 117만 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불은 옥상을 올라왔던 한 직원이 발견한 뒤 자체 진화해 크게 이어지진 않았다.

#2. 앞서 1월 3일 새벽 0시 53분께 대전 중구 목동의 한 공터에서 신원 미상자가 버린 담배꽁초가 쌓아둔 쓰레기에 점화된 뒤 불이 번졌다. 자칫 큰불로 이어질 뻔했으나 지나가던 행인이 직접 불을 꺼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대전·충남 지역에서 담배꽁초로 인한 화재가 끊이지 않고 있으나 이를 막기 위한 뾰족한 수가 없어 시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큰불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지만, 화재를 일으킨 범인을 특정하기 어려워 시민의식 개선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4일 소방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0~2022년) 대전 지역에서 담배꽁초로 인해 발생한 화재로 1명이 숨지고 16명이 다쳤다. 건수도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020년 대전 지역에서 일어난 담뱃불 화재는 186건이었고, 2021년 145건, 2022년 211건이 발생했다.

충남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담뱃불로 인한 화재로 4명이 숨지고 8명이 다쳤다. 3년간 충남에서 발생한 담배꽁초 화재는 총 627건이었다.

최근 3년간 담배꽁초 화재로 인해 막대한 피해 금액이 나기도 했다. 대전 지역은 6억 4000만 원 이상의 피해가 발생했으며, 충남은 피해액은 51억이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누군가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와 재산피해가 일어나고 있지만 이를 막을 정책적 해결 방법이나 제도가 없다.

담배꽁초로 화재가 발생할 시 현행법상 실화는 1500만 원 이하의 벌금, 중실화는 3년 이하의 금고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으나 범인 특정이 힘들어 실제 입건되는 사례가 매우 적다.

경찰 관계자는 "CCTV에 화재 현장이 잡혀도 꽁초가 버려진 뒤 바로 불이 나지 않다 보니 꽁초를 버리는 행위와 화재의 인과 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대전소방본부는 "정해진 구역에서만 흡연해야 하며 쓰레기봉투 등 가연성 물질이 많이 쌓여 있는 곳에 꽁초나 담뱃불을 버리지 않아야 한다"라며 "흡연자들은 무심코 버린 작은 담배꽁초로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다는 심각성을 인지해야 한다고"고 당부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