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대전시 서구 계룡로 264번길 2, 3층에 위치한 월드비전 사무실에서 한정우 신임 본부장을 만나 취임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한정우 본부장님, 월드비전 대전세종충남 사업본부장으로 취임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취임식날 직원들에게 어떤 말씀을 들려주셨는지요.
▲‘사랑 안에서 삶을 경영하라’라는 제 좌우명을 소개해드리고, 직원들끼리 서로 사랑하고 배려하며 소통을 통해 즐거운 직장 생활을 함께하자고 말씀드렸습니다.
제가 꼰대는 아니지만 시대에 맞는 눈높이로 직원들을 이해하고 사랑하고 섬기는 본부 분위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직원들에게 항상 정직하며 긍정적인 마인드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자고 강조했습니다. 서로 기쁨을 갖고 도전적, 혁신적으로 해보자고 했습니다. 또 우리의 사업 지역인 대전, 세종, 충남 지역 아이들이 경제적 어려움과 위기에서 보호받고 꿈을 찾아 도전하며 나눔을 실천하는 아이들로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습니다.
-한 본부장님은 월드비전엔 어떤 경위로 입사하게 되셨는지요.
▲저는 월드비전에 입사해 하나님을 믿는 기관에서 하나님의 일과 세상의 열악한 아이들을 돕기 위해 일을 할 수 있어서 너무나 감사하고 행복하게 일해왔습니다. 군대 시절에는 군악대에서 성가대를 지휘했지요. 군대에서 옛날에는 담배를 줬는데 담배 비용을 모아 보람 있는 일에 쓰고 싶어 월드비전 후원회에 보냈습니다. 지구촌의 아동들을 돕는 기관에서 일하고 싶어 제대한 후 사회복지공부를 했죠. 신학은 교회를 다니면서 하나님을 알고 싶어 공부한 것입니다. 목회에 대한 확신은 없어서 기독교기관을 찾던 중 월드비전을 접하게 되고 아동을 후원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월드비전에 입문하게 됐죠. 대구 범물동에 있는 월드비전 범물종합사회복지관에서 복지와 마케팅과 후원자 개발 일을 했습니다.
월드비전 대구와 울산 본부를 거쳐 서울 나눔본부에 있는 동안 월드비전에서 가장 많은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곳에 가게 해달라고 기도드렸습니다. 대전은 협력해주시는 분들도 많고 기관도 많아 월드비전 기관장들이 선호하는 곳입니다.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비전을 놓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월드비전에 몸담고 있다 보니 팀장과 본부장이 되면 아프리카 사업장을 자주 방문하게 되는데요. 그동안 아프리카 탄자니아와 잠비아, 우간다, 에디오피아를 다녀왔고 몽골, 필리핀, 베트남 사업장을 다녀왔습니다. 2010년에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 6,25 참전 상이용사인 고프라 다레다 씨를 만나 인터뷰하면서 많은 감동을 받은 일이 있습니다. 다레다 씨는 강원도 화천 전투에서 중공군과 고지 쟁탈전을 벌이다 등과 어깨, 허벅지 등에 포탄 파편을 맞는 중상을 입었습니다. 그 후 부상 후유증으로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고 밤마다 참혹했던 전쟁의 악몽을 꾸고,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부인도 생활고에 시달리다 10년 전에 사망하고 당시 9세이던 막내딸은 학교 문턱에도 가보지 못한 채 아버지를 간호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아버지가 자랑스럽다고 하더군요. 참전용사인 다레다 씨에게 한국 전쟁에 참전한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있습니까? 라고 일행 중 한 명이 질문을 던졌을 때 그는 "후회해본 적이 없고, 보람 있는 일을 했다는 생각에 나는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웃으면서 답했습니다. 하지만 그의 두 눈에는 뜨거운 눈물이 흘렀고, 저는 한국을 돕다가 모든 것을 잃은 그의 눈물을 잊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현재까지 월드비전에서 일하면서 힘들 때마다 그 분의 눈물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힘을 낼 때가 많았습니다. 그때의 감동이 제가 희생하더라도 후원자를 많이 개발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하고 마케팅 활동을 열심히 하게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는 조직에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왔는데요. 월드비전에서 기존에 해오던 사랑의 빵 캠페인은 동전이 없어지면서 시대에 맞지 않아 접게 됐고요. ‘월드비전 꿈엽서 그리기대회’를 제안했습니다. 이 기획과 실행이 적중해 혁신상을 수상하게 됐는데요.
꿈엽서 그리기대회는 지난해 제4회 대회를 치렀습니다. 전국 5597개 교육기관에서 학생 20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답니다.
월드비전 꿈 엽서그리기대회는 세계시민교육의 일환으로 국내 아동이 자신의 꿈을 엽서에 그려서 전 세계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캠페인입니다. 올해는 '우리가 꿈꾸는 환경'을 주제로 기후위기의 피해를 받고 있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캠페인을 벌이게 됐죠.
올해 시상식은 일반적인 시상식 형태에서 탈피해 세계 최초로 월드비전 조명환 회장님을 AI로 제작해 시상을 진행했습니다. 월드비전은 누구나 주인공이 되는 축제를 위해 꿈 엽서그리기대회의 모든 수상자를 시상하고 모든 수상 작품을 전시하는 AI 전시회 형태를 마련했습니다. AI 시상식 기획으로 이번에 혁신상을 또 수상하게 됐습니다. 전시회에서는 국내 아동뿐만 아니라 잠비아, 필리핀 아동들이 직접 그린 꿈 엽서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꿈엽서 AI 시상 전시회는 지난 연말까지 월드비전 꿈 엽서그리기대회 홈페이지에서 상시 관람과 접속이 가능했고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에서 '월드비전 꿈엽서'로도 검색할 수 있습니다.
지난해도 심사를 거쳐 선정된 우수작 3점은 아프리카 잠비아에 위치한 초등학교에 벽화로 그려졌습니다. 특히 올해는 3만여 점의 우수한 작품들을 NFT로 민팅해 작품 원본과 함께 직접 한 장 당 3만 원씩 구입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림 판매액 전액은 아프리카 아이들을 위한 교육사업에 사용되죠.
월드비전 꿈 엽서그리기 대회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그리기 대회로 성장해 전 세계 아이들의 꿈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이들 모두가 행복한 꿈을 꾸게 하는 거죠. 제가 이 꿈엽서그리기대회를 기획하고 성공적으로 실행한 공로로 혁신상을 받게 된 것입니다.
▲밥피어스아너클럽은 1950년 전쟁 중인 한국을 돕기 위해 월드비전을 시작한 밥 피어스 목사님(1914~1978)의 혁신 정신을 이어가는 월드비전의 1억 원 이상 고액기부자 클럽입니다. 2019년부터 시작됐는데요. 기부 금액과 함께 기존 후원자의 '동의 절차'를 거쳐야 가입이 가능합니다. 후원금액은 물론 후원자의 관심과 관여도 등을 평가해 회원 자격이 주어집니다. 밥피어스아너클럽에는 현재 72명이 가입한 상태입니다.
밥 피어스 기도문을 소개해드릴게요. 밥 피어스 목사님은 6.25전쟁 때 한국에 참전 나오셨다가 아이들을 돕기 위해 한국월드비전을 창립시키셨습니다.
월드비전 설립자이신 밥 피어스 목사님의 성경책에는 이런 기도문이 적혀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로 인하여 제 마음도 아프게 하옵소서!"라고요.
모든 직원이 혁신에 대해 두려움이 없습니다. 같이 성과를 맛보니 적극적으로 새로운 문화로 바뀌어 갑니다. 서울에서 지역본부를 총괄하는 대외협력팀 팀장을 하다가 대전에 내려왔는데요. 저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을 좋아하니까 대전이 고액후원자가 전국에서 제일 취약한 만큼 월드비전에 1억을 기부하는 밥피어스 아너스클럽 회원 발굴에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본부장님, 대전은 연고도 없으시고 처음 발령받으신 곳인데 어떠신지요?
▲자녀들은 학교 때문에 서울에 있지만 미술학원 원장 하는 제 아내도 대전이 너무 좋다며 미술학원 접고 대전에 내려올 계획입니다. 대전에서 정착해 살 집을 알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대전은 대구, 울산과 서울의 중간 지점에 있어 교통이 정말 편리해서 더 좋습니다. 대전에서 정년을 맞고 싶을 정도로 저는 대전이 참 좋습니다.
-본부장님, 월드비전대전세종충남 사업본부는 2023년 어떤 중요계획을 갖고 계신가요?
▲기업 대표와 개인사업자, 전문직 직업에 종사하시는 분들로 구성된 월드비전 대전후원회를 조직해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경제적 도움을 주고, 아이들이 꿈을 가지고 성장하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사회복지 사업에 있어서는 꿈지원사업(꿈디자이너, 꿈날개클럽)을 통해 아이들이 꿈을 찾도록 도와주고, 꿈을 구체화해 주도적으로 실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습니다. 또 결식아동지원사업인 ‘아침머꼬’, ‘사랑의 도시락’을 확대해 다양한 어려움으로 결식 우려가 있는 아동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싶습니다.
▲저는 월드비전의 일이 좋아서 정년 때까지 열심히 일하고 싶습니다. 퇴직 후에는 오래전부터 생각하고 있는 것인데요. 북한에 가서 북한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월드비전에서 배운 사회복지프로그램과 마케팅을 접목한 지역개발 사업을 하고 싶습니다. 물론 이것은 통일이 되어야 가능한 일이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속으로 기도하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본부장님은 어떤 가치관을 갖고 계시는지요.
▲저랑 근무한 직원들이 저를 좋아하는 이유가 저는 다혈질이 아니라 화를 안냅니다. 권위적이지도 않죠. 싸움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열 받을 의견 갈등이 있다면 화를 하루 이상 품지 말라는 이야기처럼 상대방이 무슨 말을 해도 받아들일 수 있고, 제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보려고 노력하죠. 그러다 보니 미운 사람도 없고 사랑의 마음을 가득 품고 삽니다. 부부관계든, 직장인들 관계든 자존심 싸움이 대부분인데 저는 사과를 먼저 합니다. 먼저 다가가 사과를 해야 상대방도 미안하다고 하고 서먹한 관계가 돈독해짐을 느낍니다. 제 개인의 이익을 넘어 월드비전 전체의 이익을 생각하는 거죠.
부드러운 카리스마의 리더십이 직원들을 잘 따라오게 하는 방법인데 직원들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주는 게 리더의 역할입니다.
저는 가족은 항상 함께 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가족이 행복해야 일이 잘되는 법이죠.
서로 협력하여 단체와 사람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아이들의 도움이 엽서로 세계 각국 아이들에게 전달되기를 소망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께 들려주실 말씀이 있다면요?
▲사람들이 몇 년째 지속되는 코로나와 반복되는 일상적 삶에 지칠 때가 많은데, 그럴 때마다 전 세계에서 힘들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생각하며, 일상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꿈꾸고 도전하며 나누는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가정과 학교, 지역사회가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월드비전을 통해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꿈을 꿉니다. 물질은 개인의 욕심입니다. 아이들에게 물질적인 유산은 못 남겨 줘도 ‘우리 아빠가 참 선한 일 하셨구나’ 하는 인정을 받고 싶습니다.
월드비전이 이 지역에서 좀 더 선한 영향력을 많이 미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우리 아이들이 세계 시민으로서 건강한 꿈을 꿀 수 있도록 모든 어른들과 시민들이 같이 응원하고 함께 하는 그런 세상을 기대합니다. 아이들이 건강한 꿈을 꾸는 일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대담, 정리 한성일 편집위원(국장)hansung007@
▲1971년 대구 출생. 계명대 신학과 졸업, 대구가톨릭대 사회복지대학원 졸업. 월드비전 범물종합사회복지관,월드비전 대구경북지부, 월드비전 울산지역본부 & 서울 나눔본부 거쳐 현재 대전세종충남사업본부장.
자랑스러운 사회복지사상 ,수성구청장 표창패, 월드비전 회장상, 대구광역시장상, 월드비전 혁신상, 월드비전 25년 장기근속상 수상.
운전면허증 1종, 사례관리 사회복지 과정 수료, 사회복지사 자격증 1급 취득, 자원봉사 관리자 교육 수료, 21C 마케팅 전략 과정 수료, 코칭역량교육 수료, 사회복지종사자 직무능력향상을 위한 팀장리더십과정 수료, 소셜네트워크를 통한 마케팅 전략과정 수료, 세계시민교육 직원역량강화 심화과정 수료, 비영리단체의 홍보전략 및 마케팅 트레이닝과정 수료, 모금조직이해 및 모금팀 구성과 팀원관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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