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현대아울렛 모습. 사진=이유나기자. |
지역의 관련 전문가들은 지역환원금은 지역 상인들의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위한 시드머니로 사용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8일 취재에 따르면 현대아웃렛 대전점과 대전 신세계가 낸 지역환원금은 아직 쓰이거나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은 채 지역균형발전기금에 포함됐다. '대전광역시 지역균형발전기금 조례'에 따르면, 해당 기금에 지역 환원금이 포함되며, 존속 기한은 2023년 12월 31일이다. 기금 용도는 지역균형 발전을 위해 필요한 사업비와 경상경비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전시는 2021년부터 350억 원을 투입해 자치구 낙후 정도에 따라 기반 시설을 지원했다. 지역균형발전기금 총액은 500억 원이며, 2021년 4월부터 조성됐다. 기존에 진행 중인 사업은 중구 5건, 대덕구 3건, 동구와 서구 유성구 각각 2건이며, 동구에는 가족 센터와 생활 SOC 복합 사업에 25억8300만 원이 투입됐다. 자치구로부터 사업 접수 받아 당연직 공무원 4명과 시의원 1명, 민간 전문가 1명으로 구성한 위원회를 통해 사업 14개를 선정했다.
지역환원금 논란은 지역에 입점하는 대기업 유통업체들의 지역 상생을 위한 척도를 가늠할 잣대가 된다는 점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다. 2020년 문을 연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은 특혜논란이 일자 2017년 10월 지역환원금 60억 원을 출연하기로 약속했다. 입점을 1년 앞둔 2019년 11월 40억을 대전시에 기부한 후 사업조정제도 신청을 이유로 20억 원을 내지 않다가 지난달 30일 완납했다. 대전 신세계는 2018년 착공과 함께 지역환원금 80억 원을 출연했다.
황장일 관평동 상인회장은 "현대아웃렛이 우리 동네에 있는데 관평동에 우선권을 주지 않아 관평동 주민들과 상인들은 불만이 크다"며 "아웃렛과 상점가 사이 다리를 놓거나 수변 공원을 꾸며 지역 명소를 만드는 등 지역과 상생하는 데 쓰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역환원금이 대형 유통기업 입점으로 인해 지역상권 전체가 흔들린다는 점에서 특정 상권이 아닌 지역 전체의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금으로 쓰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원종문 남서울대 유통학과 교수는 "대형점포가 들어오면서 피해를 본 전통적인 중소유통상인들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써야 한다"며 "대형 유통점 지역환원금은 상권을 활성화하기엔 적은 예산이기에 상인들 조직화하고 전문가를 고용해 추후 정부 예산을 확보하는 등 지속 가능한 유통 생태계를 위한 종잣돈으로 사용하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광진 대전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위원장도 "지역 환원금은 기금 형태로 만들어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형점포 지역환원금은 사용처가 정해지지 않았으며 내년 예산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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