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구의회 |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과 정책지원관 제도 도입으로 전문성이 기대됐고 파격적인 의정비 인상으로 책임감이 요구됐지만, 자치구의회는 '식물의회'와 '여야 공방', '도덕성·직무유기' 논란으로 연말까지 뭇매를 맞았다.
동구의회는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여야 대립으로 사상 초유로 내년도 본예산안 부결 사태를 일으켰다. 6793억 원의 예산이 통으로 날아가면서 동구는 최악의 상황인 준예산체제 위기에 직면했다. 조급한 상황임에도 예산 삭감을 두고 여야 합의가 지연돼 비판은 더 거세졌다. 결국 민주당의 양보로 12월 27일 임시회를 열어 예산을 처리하는 방향을 가닥을 잡았다.
중구의회는 올해 8대 의회 악몽이 9대에서도 이어졌다. 8대 의회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과 여야 간 다툼을 벌였으나 9대 의회에선 상황이 뒤집혔다.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을 사이에 두고 국민의힘은 방어, 민주당에선 공격 포지션이 된 셈이다. 지난 9월 정례회부터 여야는 대립각을 세웠다. 날 선 갈등에 5개 자치구 중 유일하게 중구만 조직개편이 늦어지기도 했다. 의원 개개인 능력보단 의회 갈등이 더 화제가 됐던 한 해다.
서구의회는 각 정당 간 대립의 중심에 서 있었다. 초반부터 민주당 의원들과 국민의힘 소속 서철모 서구청장과의 대립이 이어졌고 민주당 소속 최규 의원이 정례회기 중에 카타르 월드컵을 다녀오면서 비판을 받았다. 뒤이어 서 청장의 서구체육회장 선거 개입 의혹으로 여야 정쟁으로까지 번졌다. 서구의회는 의원발의와 구정 질문, 5분 발언 등 5개 구의회 중 압도적인 의정활동 성과로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지만, 최규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처분에 많은 질타를 받기도 했다.
유성구의회는 대체로 무난했다. 의원 대부분이 조례 발의에 참여하는 등 열의를 보였으나 여소야대임에도 집행부 견제가 다소 부족하다는 목소리도 나왔었다. 마지막 정례회에선 국민의힘 의원들이 존재감을 보이기도 했지만, 명분 없이 내년도 본예산안에 올라온 KBS 홍범도 장군 드라마 제작비 지원, 청소년 진로진학센터 독립 이전 예산을 반대하면서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급기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는 본회의 당일 민주당 의원 전원이 불참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대덕구의회는 원 구성부터 파행을 빚어 올해 비판을 가장 많이 받았다. 이후 첫 정례회에서도 구정 질문 0건에 의원발의 1건 등 처참한 실적을 내놓으며 실망감만 안겨줬다. 의장을 제외한 나머지 의원 모두 초선의원이라 그렇다는 해명만 늘어놨던 가운데 마지막 정례회서 모든 의원이 구정 질문에 참여하며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중앙 정치의 영향을 받아서 매번 대결 구도로 가려고 하는 것이 문제"라며 "중앙정치는 국가 일을 하고 정권 창출이 목적이다보니 대결구도로 갈 수도 있지만 구의회는 구민들의 생활과 관련된 것들을 다루는 사람들인데, 구민들이 원하는 것이 아닌 자꾸 중앙의 논리로 가고 있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10월 의정비 인상으로 내년부터 의원 1인당 동구의회는 월 409만 원, 중구의회 월 390만 원, 유성구의회 월 391만 원, 대덕구의회 월 406만원의 의정비(의정활동비+월정수당)을 받는다.
정바름 기자 niya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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