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계묘년(癸卯年) 대전 경제계의 눈은 500만평 규모의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쏠려있다. 산단 조성에 따라 우량 기업 유치가 이뤄지면, 지역 일자리 창출과 임직원들의 이주를 통한 지역 경제 활성화 등 원초적 원동력을 가질 수 있다. 지역 경제계가 신형 엔진을 달 수 있도록 우량 기업을 유혹할 조세감면과 유망 중소기업 육성지원 등 기업인의 활동과 지원 등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정부에 500만평 규모의 대규모 국가산업단지 지정 요청과 관련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이장우 대전시장의 공약 사업이다. 산단 조성을 위해 시는 국토교통부에 국가산업단지 지정 신청을 했으며, 결과는 늦어도 연초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시는 기업들에 신규 산업단지 입주의향 신청서를 받으며 수요도 조사했다. 산단 조성 전 기업들의 수요를 예측하기 위한 일련의 절차다. 해당 조사엔 입주기업 정보와 신규·이전·증설 등 입주 형태, 분양·임대, 희망면적, 업종 등 세부적인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의향서는 대전을 포함한 충남 인근과 수도권 등의 기업이 대상이다. 조사는 신규 산단 확보를 통한 국토교통부 평가 제출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산단 조성이 초읽기에 진입하자 지역 경제계가 갖는 기대감은 남다르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산단 조성이 본격화될 경우 우량기업의 입주로 지역경제가 활성화 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이주 기업 임직원의 이주와 직원들의 가족 등이 지역에 정착하면 인구 유입 효과를 불러오고, 일자리 창출 등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인구도 일정 부분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란 해석이다. 대전 인구는 2022년 8월 현재 144만 8240명으로 150만 인구가 붕괴 된 지 오래다. 19살부터 34살 청년 인구는 2015년 34만명에서 2021년 31만 명으로 급감했다.
우량 기업이 이전하게 되면 청년 인구 감소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경제계의 시각이다. 그간 크고 작은 기업이 대전을 빠져나간 서러움도 일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으로 골프존이 서울로 이전했으며, 타이어뱅크도 세종으로 떠났다. 에스피오와 미건의료기, 이텍산업, 삼영기계 등 대전 주요 향토기업이 타 지역으로 본사를 이전하며 대전을 등졌다. 당시 이전 이유로는 산업용지 부족과 높은 부지 가격 등이 꼽힌 바 있다.
경제계는 산단이 본격적으로 조성되면 경제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태희 대전상공회의소 회장은 "대전 자체적으로 산단이 부족해 회사가 커지면 세종이나 충남으로 빠져나가게 되는 일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건 접근성이 좋아야 하고 산단의 토지 공급가 등도 잘 맞춰야 하고, 일례로 타 지역에선 한 회사가 들어선다고 하면 지자체에서 팀을 만들어 종합적으로 대응해준다고 하는데 대전에서도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방향으로 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산단 조성을 통한 기업 유치는 기업을 유혹할 수 있는 묘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수도권 이전 기업에 대해선 근로자 이주 지원비 등 기업 인센티브가 뒷받침되고, 기반시설 지원 등 조세감면 혜택 등으로 '기업 모시기'가 주도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우량기업뿐만 아니라 소기업에 대한 혜택도 지원해야 한다. 소규모·스타트업 기업을 육성하기 위한 센터 등을 조성해 입주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 환경 생태계 조성도 뒷받침돼야 한다.
전문가들은 시에서 과감한 인센티브로 우량 기업을 유혹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방위사업청 정부대전청사 이전 확정과 맞물려 많은 기업들이 이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핵심이다.
최호택 배재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가산업단지 조성과 관련해 부지를 분양할 때도 정말 과감하게 이주 기업들에 대한 인센티브를 줘야 하고, 지역에선 방산 기업들이 많이 입주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에 여건이 좋은 상황"이라며 "시에선 파격적인 세제 혜택과 분양 조건 등을 제시한다면 방위사업청 대전 이전이 확정된 상황에서 많은 기업들이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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