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끼라도 고급스럽게 먹는 문화가 외식업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독자 제공. |
음식 배달 플랫폼 '배달의 민족'은 서울대학교와 협업해 '2023년 외식업 트렌드'로 '금쪽같은 내 한 끼, 미션 잇(EAT)파서블, 정답식사, 식부심, 스토리다이닝, 식사이클링, 친절프리미엄을 꼽았다. '금쪽같은 내 한끼'는 밀키트, 간편식품 등으로 평소 식사를 빠르고 간편하게 때우는 대신 한 끼를 비싸고 천천히 먹는다는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요리사가 엄선한 식재료로 제철 요리를 만드는 '오마카세'다. 대전에 사는 30대 초반 A씨는 "다른 소비를 절약하더라도 기분 전환하러 친구들과 오마카세에 간다"며 "인플루언서들이 오마카세를 SNS에 올리면서 더욱 유행해진 것 같다"고 했다.
오픈시간에 맞춰서 맛집을 가는 '오픈런'을 하거나 일부러 특이한 조합의 음식을 선호하는 등 식사를 위해 일부러 어려운 방법을 선택하는 '푸드잇파서블'도 확산하고 있다. 지역 편의점 입구에는 '포켓몬빵 없습니다'라는 문구와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오픈 시간이나 입고되는 시간에 맞춰 줄 서서 기다리는 이색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전 대흥동의 한 술집은 '호떡과 맥주'라는 특이한 조합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정답식사'란 사장님이나 아르바이트생 등 전문가가 추천한 음식 조합을 선호하거나 '월드컵 치킨'과 같은 상황에 맞는 음식을 찾는 경향을 말한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와인 소믈리에가 직접 참여해 음식과 궁합이 좋은 와인을 추천하는 마케팅을 펼쳤다.
'식부심'이란 민트초코를 좋아하는 '민초단', 채식 등 음식에 대한 지식과 개성 있는 식습관으로 '나'를 표현하는 현상이다. 대표적인 예가 와인, 치즈 등 특정 식재료를 다양하게 만날 수 있는 '그로서리 마켓'이다. 지역에선 갤러리아 타임월드점, 유성 홈플러스도 와인 전문관을 내세우고, 성심당도 문화원을 오픈하며 1층에 그로서리 마켓을 선보였다.
'스토리 다이닝'은 음식을 시각적으로 예쁘게 만들거나 식당에 확실한 컨셉트를 내세워 마니아 층을 형성하는 것을 말한다. 청주의 '카페 목간'은 오래된 공중목욕탕을 개조해 기성세대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겐 신선한 경험을 준다.
'식사이클링'이란 식사할 때 늘어나는 쓰레기를 줄이는 걸 말한다. 충남 아산시에는 '포장용기 전용 회수로봇'을 운영해 남은 배달용기를 다시 재활용할 수 있도록 도우며, 대전 공공배달앱 휘파람은 일회용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다회용기로 주문하면 할인쿠폰을 주는 캠페인을 했다.
'친절 프리미엄'이란 키오스크 등 무인화가 확산하며 인간이 줄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를 찾는 현상이다. 기자가 직접 음식을 배달해보니, 메모지에 손편지를 주는 업체가 있었으며, 인터넷엔 감사함을 표현하는 '배달 손글씨 스티커'를 팔기도 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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