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이 이번 교육부의 대학규제 완화 조치가 수도권 집중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이 발표한 '2022년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올해 고3 학생 수는 전체 43만1118명으로 전년도(44만6573명)와 비교해 1만5455명(3.5%) 감소했다. 반면 2023학년도 대학별 모집인원은 정시를 포함해 총 46만8201명(일반대 31만8991명, 전문대 14만9210명·정원내)으로 입학 가능 인원보다 3만여 명 웃돈다. 더욱이 2024학년도 대입을 치르는 현재 고2 학생 수는 41만3882명으로, 올해 고3 학생 수보다 2만5628명 적다. 물론 고3 학생이 모두 대학을 가는 것도 아니고 재수생, 외국인주민의 국내 출생 자녀 등도 변수다. 하지만 대체로 고3 학생 수 추이를 보면 학령인구 절벽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가늠할 수 있다.
수도권에 비해 지역은 '학령인구 절벽'을 더욱 실감하고 있다. 2023학년도 대학입학 수시 모집 경쟁률은 서울과 지역 간 격차가 3년 연속 벌어졌다. 종로학원에 따르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의 경쟁률은 16.85대 1인 반면 지역 4년제 대학은 5.72대1에 그쳤다. 서울권 대학이 지역권 대학의 2.94배였다. 지역대는 사실상 '미달' 상태다. 수시는 6개 대학까지 응시가 가능해 6대1 미만 경쟁률은 미달로 분류된다. 수시모집 미달 상태 대학은 전국적으로 96곳, 이 중 지역대가 77곳이었다. 대다수 지역대들이 2023학년도에 정원을 채우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대학교육연구소는 오는 2024년 지역대의 34%, 2037년에는 무려 84%가 정원의 70%를 채우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역대학 10곳 중 8곳이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학 신입생 모집 인원보다 입학할 학생 수가 적다 보니 결국 대학들은 장학금 혜택 등 신입생 모집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어 재정적 출혈을 감수해야 하는 처지다.
지역 대학 한 관계자는 "입학 자원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데 이들이 수도권 대학을 선호하다 보니 지역대학들이 아무리 파격적인 혜택을 내걸어도 정원을 채우기가 쉽지 않다"면서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런 일이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이라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교육부가 2024학년도부터 학과별 학생 정원을 대학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 수도권 집중화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등록금 동결과 학생 수 감소로 인해 재정난 심화도 지역대학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대학노동조합는 "교원 확보 요건만 충족하면 정원을 늘릴 수 있도록 한 것은 수도권 대학들에 유리한, 수도권 중심의 규제 완화 정책"면서 이번 교육부의 대학 규제 완화 조치에 따른 수도권 집중화를 우려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