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행정복지센터에 보관중인 스마트제설기기 모습. |
궂은 날씨에도 덮개없이 야외에서 보관중인 스마트제설기기 |
제설뿐만 아니라 한파 시 발생하는 블랙 아이스, 여름철 퇴적물 청소에도 사용할 수 있지만, 정작 제대로 운행할 수 있는 인력이 없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13~14일 취재결과, 대전시는 모두 37억원을 들여 스마트 제설기 81대를 구입해 동구 16대, 중구 18대, 서구 24대, 유성구 10대, 대덕구 13대 등 5개 자치구에 모두 배치했다.
스마트 제설기는 작은 골목길이나 보도에 진입할 수 없는 대형 제설차와 달리 주로 좁은 길을 다니며 빠른 속도로 제설작업을 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5개 자치구는 스마트제설기의 활용도를 높이기 동(洞)담당자를 대상으로 기기 작동방법과 안전사항 등 기기운용 교육까지 했었다.
그러나 많은 눈이 내린 12월 13일 대전에서 스마트 제설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시운전을 해본 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승용차와는 승차감이 확연히 다르고 브레이크와 엑셀로 구분되는 일반 승용차의 페달과 달리 전진과 후진으로 구성돼 있어 운전 미숙으로 인한 사고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운전교육을 제대로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각 자치구에 확인한 결과, 스마트 제설기 운행교육은 평균 한 번밖에 진행되지 않았다. 교육을 2회 진행한 자치구도 인사이동과 1차 교육 미참석자 위주로 교육을 진행해 실질적인 교육은 1회에 불과했다.
또 다른 동행정복지센터 관계자는 "승용차 운전만 해도 족히 20년 이상은 했지만, 운행 시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아 차라리 염화칼슘 뿌리며 걸어 다니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간단한 후진도 어렵다 보니, 연습 운전은 꿈도 못 꾼다"라며 "공무원 노조를 통해 내년도 운행은 구에서 하는 것으로 협의 중인 상태"라고 했다
여기에 운전교육을 받은 담당자가 부재일 때 스마트제설기를 운행할 대체 인력조차 없어 정작 눈과 결빙으로 미끄러운 이면도로나 인도의 제설작업에 투입하는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면도로와 보도에서 미끄러짐 사고가 많아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한 제설기기인 만큼 안전한 운행을 위해 자치구와 지속적인 협의와 교육을 진행하겠다"며 "올해 첫 시행이다 보니 운행 현황의 부재로 매뉴얼을 정확히 짜지 못했지만 운행하며 발생하는 문제 사항을 즉각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영일 기자 rladuddlf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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