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창작예술촌 전경 |
서산 문화예술의 산실인 서산창작예술촌 건물이 내년 철거될 예정인 가운데 이를 두고 현직 관장이 반발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972년 준공된 이 건물은 원래 부성초 중왕분교였으나 폐교됨에 따라 2010년 서산시가 매입해 재단장한 후 예술촌으로 활용해 왔다.
시는 옥상에 균열이 발생해 누수가 있어 두 번이나 방수 공사를 했지만 고쳐지지 않아 올해 제대로 된 보수·보강을 위해 1억 원의 예산을 세워놨지만 현장을 확인한 시 정책자문교수단은 상태가 심각해 정밀진단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시는 외부 구조안전진단기관에 검사를 의뢰한 결과 제대로 된 보수를 위해서는 최소 5억 원 이상 소요된다는 판단을 얻었다.
시는 철거 후 신설로 가닥을 잡고 내년 중 기본계획 수립과 타당성 용역을 실시할 예정이며, 또한 기본계획 수립 시 시민 의견을 적극 수렴해 장소 협소로 인한 창작 활동의 제한을 해결하고 여가와 지역주민 소득 창출을 위한 시설로 거듭나기 위해 부지 확장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완섭 시장은 "그동안 지역 문화예술에 크게 공헌해 온 서산창작예술촌이 철거되는 것이 안타깝지만, 방문객과 시민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앞으로 새롭게 신축될 서산창작예술촌은 관내 예술인이면 누구나 입주해 마음껏 창작 활동을 펼치게 하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예술촌이 생길 때부터 고향에 내려와 관장직을 맡고 있는 황석봉 작가가 반발하고 있다. 내년 재계약을 앞두고 있는데 이번 결정으로 시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 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작품 속에 고향을 담아내며 대내외에 계속 서산에 대한 깊은 애향심으로 운영해 왔는데 이런 것들을 몰라주는 시가 너무 야속하다"며 "내가 뭘 잘못했다고, 이 엄동설한에 어딜 가라고 이러는지 너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뜬금없이 예술촌을 철거한다니 사심이 들어갔다고 밖에 할 수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서산시와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번 결정은 나를 내쫓기 위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이 안 든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황 관장께서 우리 지역에 공헌한 바가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안전성에 관한 검토는 임의로 할 수는 없다"며 "건물을 철거하고 다시 지을 때까지 몇 년이 걸리는데 그 기간 동안 문화재단도 관장을 계속 채용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서산=임붕순 기자 ibs9900@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