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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시멘트 화물차 기사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하며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으나 그렇지 못한 정유업계는 피해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5일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기준 충청권에서 기름이 품절된 곳은 26곳으로, 전날 20곳에서 6곳 확대됐다.
지역별로 보면 충남 11곳, 대전 7곳, 충북 8곳이다. 각 주유소는 재고가 떨어지면 오피넷에 가격을 0원으로 보고한다. 전국적으로도 전날 88곳에서 96곳으로 확대됐다. 대전·충남·북을 포함해 서울 35곳, 경기 20곳, 강원 12곳, 인천과 전북, 전남 각 1곳 등이다. 1일 품절 주유소로 등록됐던 49곳에서 2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충남에서 시작된 품절 주유소가 충청권으로 확대되면서 기름을 실어 나르는 탱크로리까지 업무개시명령 확대 여부에 이목이 쏠린다. 정부가 시멘트 화물차 기사에게 업무개시명령을 발부한 이후 물동량이 회복되고 있어서다. 업무개시명령은 11월 29일 내려졌으며, 국토부는 일주일째인 이날부터 업무개시명령서를 받은 시멘트 부문 운송업체와 운송기사에 대한 현장 조사에 들어갔다. 업무에 복귀하지 않으면 지방자치단체에 통보해 행정 처분을 요청하고, 경찰에 고발 조치해 형사 처벌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불응하면 1차 운행정지 30일, 2차 면허취소 등의 행정조치가 취해진다.
업무개시명령 이후 항만 물동량은 2배 가까이 늘었고, 시멘트 운송량도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전국 12개 항만의 밤 시간대(전날 오후 5시~이날 오전 10시)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만 4295TEU로 평시의 39% 수준이다. 일주일 전과 비교하면 반출입량이 1.9배 증가했다. 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를 뜻한다. 반출입 규모가 가장 큰 부산항의 밤 시간대 반출입량은 1만 2269TEU로 평시의 48% 수준으로 올라왔다.
반면, 조치가 취해지지 않은 정유 업계는 공급이 원활하지 못하면서 품절 주유소가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시민들은 기름이 떨어질까 우려하며 평소보다 기름을 더 넣거나 동네보다 떨어진 곳에서 주유 한다고 호소한다.
직장인 강 모(36) 씨는 "평소 가던 주유소가 품절을 겪어 다른 곳까지 가서 기름을 넣었다"며 "더 피해가 확산하기 전에 조치가 내려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정유업계는 이번 주가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다수의 주유소가 일주일가량의 재고분을 확보하고 있어 주말 께 전국적인 판매 중단 현상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욱이 주유소 품절 사태가 확산 되자 소비자들이 주유를 평소보다 더하고 있어 재고 소진을 앞당길 수 있다고 걱정한다.
한편, 정부는 업무개시명령을 탱크로리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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