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업무개시명령'에 화물연대 '삭발투쟁'… 대전에서도 지도부 삭발식

정부, 시멘트업계 운송 노동자 대상 업무개시명령 발동
화물연대도 이날 전국적으로 삭발투쟁·결의대회 맞대응
대덕우체국 네거리 결의대회… 화물연대 대전지부 삭발

김경선 화물연대 대전지역본부장이 29일 대덕우체국 앞에서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에 반발해 지도부 삭발식을 하고 있다. (사진= 이성희 기자)

"우리는 살기 위해 발버둥치는 것입니다. 우리의 울부짖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짓밟는 정부에 강하게 맞설 것입니다."

화물연대 총파업이 엿새째 접어든 가운데 정부가 대응 수위를 높이자 대전 지역 주요 거점 등 전국에서 삭발을 포함한 강력 반발에 나서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는 29일 정부가 시멘트 분야 운송업무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한 데 대해 반발하는 집회를 열었다.

정부는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를 열고 시멘트 분야 운송 거부자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심의·의결했다.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건 2004년 관련 제도 도입 후 처음이다.

업무개시명령을 송달받은 시멘트 분야 운송사업자·운수종사자는 송달받은 다음 날 밤 12시까지 운송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정당한 사유 없이 복귀하지 않으면 운행정지·자격정지 등 행정처분뿐만 아니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 등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다.

총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한 대응에도 화물연대는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어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화물연대 대전지부도 이날 오후 2시 대덕우체국 네거리에서 업무개시 명령을 규탄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삭발식을 진행했다. 이날 결의대회에는 120명의 대전지부 화물연대 노조원들이 참석했다.

화물연대 대전지부 노조들이 29일 대덕우체국 앞에서 열린 결의대회에 참석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사진= 김지윤 기자)

이날 진행된 화물연대 지도부 삭발식에서 김경선 화물연대 대전본부장은 총파업 현수막을 몸에 두른 채 비장한 표정으로 삭발에 임했다. 김경선 본부장은 "정부는 지금 노동자들의 정당한 외침을 외면한 채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고 있다"라며 "매년 수없이 죽어가는 화물 노동자들을 지켜달라는 요청을 했을 뿐이다. 우리는 잘못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목소리를 떨었다.

이어 김 본부장은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조치는 반헌법적이며 45만 화물노동자들뿐만 아니라 국민과의 싸움을 전개하고 있다"라며 "업무개시명령을 거부하고 끝까지 정부와 싸우겠다"고 외쳤다.

정부와 화물연대의 강 대 강 대치가 이어지면서 오는 30일 열릴 2차 교섭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더 어려워졌다. 정부가 시멘트 분야 집단운송 거부자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면서 화물연대의 반발이 거세지면서 대치 분위기가 더욱 고조된 상황이다.

이날 결의대회를 시작으로 30일 대덕우체국과 둔산동 갤러리아 백화점 타임월드 맞은편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지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과 '화물연대 투쟁 승리 민주노총대전본부 결의대회'를 진행하며 총파업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