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골령골 유해발굴 종료 임박… 2학살추정지서 유해 발굴 "한 구라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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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골령골 유해발굴 종료 임박… 2학살추정지서 유해 발굴 "한 구라도 더"

10월부터 2학살지 유해 발굴 중… 유해·유품 곳곳서 드러나
'적색' 단추 첫 발견… 토지 훼손돼 일부 부위만 발굴되기도
16일 올해 발굴한 유해 봉안식… 공사는 2024년 시작할 듯

  • 승인 2022-11-06 15:40
  • 신문게재 2022-11-07 6면
  • 임효인 기자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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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4일 오후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 2학살추정지서 유해가 발굴되고 있다. 이곳은 골령골 내 학살지 중 가장 긴 구덩이 형태다. /임효인 기자
11월 4일 오후 대전 동구 산내 골령골. 평소 골령골 관련 행사가 열리던 1학살지는 발굴 작업이 끝나 너른 들판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선 지난해만 962구의 유해가 땅 위로 올라왔다. 한국전쟁 전후 자행된 민간인 학살의 흔적이다. 이곳을 비롯해 올해 1~6학살 추정지에 대한 발굴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는 1학살지 맞은편 쪽인 2학살지에 대한 발굴 작업이 진행 중이다. 2학살지는 골령골 학살지 중 가장 긴 구덩이로 그 길이가 70m, 폭이 3~3.4m로 추정된다. 시굴 조사에서 유해가 발견돼 10월부터 발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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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된 유해와 유품 등에 각각 다른 색으로 표시해 놓은 모습. 흰색은 유해, 파란색은 치아, 빨간색은 단추, 주황색은 직물, 초록색은 탄두와 탄피를 각각 나타낸다. /임효인 기자
발굴 작업 중인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작업자들은 조심스러운 붓질로 흙과 돌 틈에서 유해와 유물을 찾아내고 그 성격에 따라 색색의 표시를 해 뒀다. 2학살지 상당 부분의 흙을 걷어낸 상태였지만 한쪽에선 굴착기로 땅을 파고 있었다. 발굴이 한창 진행 중인 현장 곳곳에서 유골과 유품이 발견됐다. 웅크린 모습을 한 유해를 비롯해 색색의 단추와 옷, 여러 종류의 탄두·탄피, 치아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 발굴 과정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붉은 색 단추가 나오기도 했다. 수형자가 아닌 이들이 학살당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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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살지에 묻혀 있던 적색 단추.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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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학살지서 발굴한 탄두·탄피와 각종 형태의 단추들, 희생자들의 이와 뼈. /임효인 기자
유해와 유품이 상당수 발굴됐지만 2학살지는 배관 설치 등 토지 사용으로 인한 훼손·교란이 일어났다. 십자가 형태로 땅속에 굵은 플라스틱 배관이 길게 묻혀 있었다. 이 같은 훼손으로 인해 일부 유해는 신체 일부 부위만 드러나기도 했다.

현장에 나와 있던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연구진은 "시굴 과정에서 유해가 발견돼 영역을 넓혀 발굴하고 있다. 교란된 부분이 많다"며 "지금은 한 구의 유해라도 더 발굴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산내 평화공원 조성을 앞두고 2020년부터 정부 주도의 유해 발굴이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로 종료되는 유해 발굴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6일 대전 동구와 한국선사문화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계획한 전체 대상 부지 중 상당 부분에 대한 발굴이 이뤄졌다.

현재 진행 중인 2학살지를 제외하면 남아 있는 발굴 대상지는 왕복 2차선 도로와 소송으로 인해 보상 절차를 진행하지 못한 한 필지뿐이다. 도로는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공사가 시작되면 시굴을 통해 유해 매장 여부를 확인하고 발견 시엔 우회도로를 만든 뒤 발굴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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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크린 모습으로 학살당한 것으로 보이는 유해. /임효인 기자
현재 진행 중인 2학살지에 대한 발굴은 이달 중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이곳을 비롯해 전체 학살지에서 발굴된 유해는 11월 16일 오전 봉안식이 진행된다.

동구 관계자는 "도로를 제외하고 당초 증언자들이 말한 것과 사진으로 남아 있는 예정지 등 유해가 나올 만한 데는 올해까지 목표로 잡고 발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내 평화공원 조성을 위한 절차도 이뤄지고 있다. 공시지가와 물가 상승으로 인한 사업비 변경을 위해 타당성 재조사를 신청할 예정이며 공원 설계도 진행되고 있다. 다만 평화공원 조성 이후 운영주체와 전시·교육 콘텐츠에 대한 논의는 아직 구체적으로 이뤄진 게 없다.

본격적인 공원 조성 공사는 2023년 말쯤 발주해 2024년부터 본격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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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효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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