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옛 대전형무소 터 일원에서 열린 '어둠에서 빛으로' 추모공연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5일 오후 대전 중촌동 대전형무소 터 일원에서 국악과 대형 서예 퍼포먼스, 시 낭송 등 문화예술의 장이 펼쳐졌다.
1919년 애국독립운동가들을 가두기 위해 당시 조선총독부령으로 만들어진 감옥에 갇힌 도산 안창호 선생과 심상 김창숙 선생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였다.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혼이 잠들어 있는 공간의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고, 다크 투어리즘으로 확장하기 위한 방향성 제시를 위한 취지도 담았다.
행사 초반에 펼친 김홍영 작가의 서예 퍼포먼스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서예 퍼포먼스 후 추모제에 참석한 지역의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했다.<사진=한세화 기자> |
'어둠에서 빛으로'라는 주제로 펼친 이날 행사를 위해 자유회관 앞 넓은 주차장 한편에 무대와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행사가 시작되자 머리에 갓을 쓰고 흰색 두루마기를 입은 김홍영 작가의 서예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어둠에서 빛으로' 행사 주제어와 함께 안창호 선생이 흥사단의 이념으로 추구했던 '무실력행(務實力行)' 글씨를 일필휘지로 써 내려갔다.
'별 헤는 밤' 주제로 열린 두 번째 무대는 모이라 프로젝트 국악팀의 연주와 함께 시 낭송과 노래, 가야금 연주 등으로 이어졌다. 안창호를 테마로 한 무대에서는 선생이 지은 '격검가'와 '한반도' 시 낭송과 대표곡 '거국가', 창작곡 '안녕, 코스모스' 연주를, 김창숙 테마 무대에서는 합주곡 '바람부는 들녘'을 선보였다. 이어 금지곡 시리즈로 '황성옛터', '희망가', '아름다운 나라'를 노래했다.
국악연주팀 '모이라 프로젝트'의 공연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왼쪽부터) 무대 뒷편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희생자들을 위한 애도 코너와 플리마켓 행사장 모습.<사진=한세화 기자> |
추모제를 총괄 감독한 조상영 중도문화예술인협회 기획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해야 하며, 어떤 가치관을 가져야 하는가에서 출발하며, 우리나라의 독립과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 죽음도 불사한 독립 의지와 저항정신을 실천한 수천 명의 수감자 중 안창호, 김창숙 선생을 중심으로 그들을 기리고 추모하는 시간을 마련했다"며 "선열들의 생각과 정신을 대전시민들이 이어받길 원하며, 다양한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는 중촌동이 새로운 문화예술 공간으로 거듭나길 염원한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황운하 국회의원은 "굴곡진 한국 근대사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옛 대전형무소 터에서 안창호와 김창숙 선생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를 기리기 위한 이번 행사가 매우 뜻깊다"며 "과거 대전 문화예술과 행정의 중심이던 중구를 중심으로 다크투어리즘 조성의 발판이 돼야 하며, 이태원 사고로 희생된 분들의 넋을 기리고 대전형무소 공간의 의미를 되새기는 귀한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대전 중구청이 주최하고 중도문화예술인협회와 평화가 있는 부엌, (사)대전마을기업연합회가 공동 주관했으며, 중촌동 행정복지센터, 중촌동 맞춤거리 상점가연합회, 한국자유총연맹 대전시지부가 후원했다.
한세화 기자 kcjhsh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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