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 우주청, 방위사업청까지… 대전 잔혹한 청(廳) 이전 수난사 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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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우주청, 방위사업청까지… 대전 잔혹한 청(廳) 이전 수난사 또?

이유있는 소외론, 정치력 한계와 야야정쟁에서 파생
기상청 수개월만에 결정, 우주청 제안하고도 빼앗겨
방위사업청 고시 확정에도 민주당 정쟁화에 급제도

  • 승인 2022-11-03 16:18
  • 신문게재 2022-11-04 1면
  • 이해미 기자이해미 기자
유독 대전에만 잔혹한 청(廳) 이전 수난사(史)가 또다시 반복되고 있다.

이는 정치력의 한계와 정쟁의 희생양, 지역 소외론, 지역균형발전 역행 등이 이해관계로 복잡하게 얽히면서 파생됐다. 국민의힘 수장이 이끄는 민선 8기 대전시와 더불어민주당 일색인 지역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해결책을 모색해 위기를 넘길지, 또 재발 방지에 어떤 노력을 기울일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대전은 언제나 '이유 있는 소외론'을 외쳐왔다. 불과 2년에 있었던 중소기업벤처기업부 세종 이전 사태만 봐도 그렇다. 2020년 정부대전청사에 입주해 있던 중기부의 경우 부(府)는 세종으로라는 기조를 앞세워 탈대전을 선언했다. 대전시는 물론 시민들의 강력한 반대에도 이전 의지를 꺾지 않았고 행안부에 이전 의향서를 제출하며 충격을 안겨줬다. 2021년 1월 15일 자로 중기부 세종 이전 고시가 완료됐고 8월 세종으로 떠났다.

대전시 입장에서는 부(府)에 상응하는 공공기관을 대안으로 요청할 수밖에 없다 보니 청(廳)은 대전으로 집적해야 한다는 명분과 논리를 앞세웠다. 하지만 과정은 결코 녹록지 않았다. 정책 결정 자체가 지지부진했고 이전 기관도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으면서 수개월 동안 애를 태웠다. 결과적으로 2021년 5월 기상청과 한국기상산업기술원, 한국임업진흥원, 한국특허전략개발원의 최종 이전이 결정됐다. 그러나 정부와의 길고 긴 줄다리로 대전시의 실익 분석보다 사태가 종결됐다는 것에 무게가 실렸다.



대전시 전경
가칭 우주청도 대전시 입장에서는 빼앗긴 정책이다. 대전시가 제20대 대선을 앞두고 대선 공약으로 우주청을 제안했으나 대전이 아닌 경남 사천으로 설립 대상지가 타진되면서 대전 과학계가 반발했다. 이번에도 대전이 발끈하자 전남 고흥, 경북 사천과 대전을 묶어 우주 3각 체제라는 후속조치로 매듭지어졌다. K-바이오 랩허브도 정책 구상은 대전시가 제안했으나, 전국 공모로 전환되면서 인천시로 낙점됐다.

방위사업청은 중기부 대안 그리고 우주청과는 스텝이 조금 다르다. 이미 정부와 약속된 공약이고 이전 고시까지 완료돼 절차대로 진행하면 되는 일이다. 그러나 예기치 못하게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방위사업청 부분 이전을 반대하면서 급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차려놓은 밥상을 민주당이 엎는 것'이라는 다소 센 발언이 나올 정도다. 또 '월북 프레임,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구속 연장선에서 민주당이 국힘 성과에 어깃장을 놓고 있다'는 해석이 나오며 대전시가 정쟁의 피해자가 됐다는 목소리다.

그나마 대전시는 몇 주 전부터 방위사업청 부분 이전 반대 동향을 확보하고 줄곧 대응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 소위가 진행된 3일에도 기획조정실장을 비롯해 균형발전담당관, 혁신도시팀 전원이 국회로 파견돼 막판까지 대전시 입장을 설파 하는데 집중했다.

대전시 고위 관계자는 3일 통화에서 "지방균형발전이 중요한 시대다. 대전이 가진 잠재력을 봤을 때 우주청과 방위사업청 이전은 당연한 일이다. 이전 고시가 완료된 문제를 근본적으로 흔들어선 안 된다. 정쟁을 떠나 지역의 입장에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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