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발족한 방위사업청 범시민 추진위원회 모습. |
예산 삭감 땐 도미노 효과처럼 1차 이전 추진 로드맵은 물론이고 국방과학클러스터 조성 그리고 방산기업 유치마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일까지 취재 결과, 대전시는 예산 전액 통과에 기대를 걸어보겠다는 원론적 입장이다. 결정되지 않은 사안에 대해 시의 입장을 발표하거나 액션을 취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방위사업청 1차 이전 예산은 3일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소위에서 결정된다. 전액 반영 땐 문제가 없지만, 삭감할 경우 대전시는 민선 8기 처음으로 이뤄냈던 굵직한 현안 성과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방위사업청 1차 이전과 관련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3년 예산은 모두 210억 원이다. 지휘부를 포함한 TF팀 235명의 이사비용과 정부대전청사 내 신청사 설계비가 반영된 금액이다. 당초 예산은 120억 원 수준이었으나 윤석열 대통령이 90억 원을 증액하라고 지시하면서 210억 원으로 책정됐다.
순탄할 것으로 보였던 예산심의는 더불어민주당 수도권 일부 국방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암초를 만났다. 국회 국방위 소속 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10월 31일 회의에서 "부분 이전은 업무 효율성이 떨어진다. 5년 후에 한꺼번에 이전하라", "사전연구 용역이 졸속이다.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도 없이 예산이 반영됐다"며 예산 삭감을 의미하는 발언을 쏟아낸 터라 3일 예산 소위 결과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시의 목표는 예산이 삭감되지 않고 전액 반영되는 것"이라며 "임시 입주하는 월평동 마사회 건물 리모델링은 대전시가 전액 부담하지만, 210억 예산에는 정부대전청사 내 신청사 설계 비용이 핵심이라서 꼭 확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위사업청 이전 제동은 자연히 국방혁신클러스터와 방산기업 유치 그리고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조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세 가지 현안 모두 방위사업청이 대전으로 이전했을 때 파급 효과가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국방혁신도시 대전 범시민 추진위원회도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부대전청사 유휴부지 활용문제까지도 얽혀 있어 차후 청(廳) 단위 기관 집적을 위한 큰 그림에도 부정적이다.
물론 국방혁신클러스터사업의 경우 방위사업청 공모 사업을 통해 국비 245억 원을 확보해 조성에는 큰 문제가 없다. 안산첨단국방산업단지 또한 준비 단계에 불과하다. 그러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사청과의 연계성이 없이는 반쪽에 불과하다는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지역의 한 인사는 "단순히 방위사업청 이전을 반대는 하는 것이 아니라 정쟁 문제로 보인다. 이전 고시까지 마무리된 사안을 이제 와 반대해선 안 된다. 제2의 중기부 사태가 될까 우려스럽다"고 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최대한 대전시 입장을 설명했고 결과를 기다려보겠다"고 말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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