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흥상가 아파트는 1977년 대전 최초 주상복합으로 지어진 나선형 아파트다. 사진=이유나기자. |
지역 상권계와 문화계는 영상에 소개된 대전 동구 인동 일대가 근대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품은 상징적인 공간인 만큼, 관광과 경제를 접목한 원도심 대표 콘텐츠로 확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대전 홍보영상에는 1977년 대전 최초로 세워진 주상복합 아파트인 인흥상가아파트와 인동시장이 배경 화면으로 등장했다.
6일 인동시장과 지역 상권계 등에 따르면, 대전 동구 인동네거리 하나은행부터 미곡 상가 천변 일대에 대규모 주택단지 조성을 목표로 지역 건설사의 매입을 위한 시장조사가 진행 중이다. 구역에 있는 동화극장은 앞서 2021년 9월 오피스텔 건립이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동은 한국전쟁 이후 대전 경제를 주도하며 관공서와 금융, 상권 등이 밀집하며 대전을 대표하는 경제 거점으로 발전했다. 1920년경 도시계획 사업으로 직교형 도로망을 갖춘 신시가지가 구축되면서 인동과 지금의 중앙동 일대를 중심으로 일본풍의 상가가 즐비했다.
대전 최초로 오일장이 열린 전통시장의 시조이자 1919년 3월 16일 독립만세운동이 펼쳐진 인동가마니시장은 현재 상설시장과 대형백화점이 들어서면서 명맥만 유지되고 있다.
지역 상권계는 근대도시 대전의 정체성을 간직한 인동시장 일대를 재정비해 관광과 경제가 결합한 '원도심 문화거점'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영호 인동시장 상인회장은 "대전의 역사가 이대로 사라지는 게 안타깝고, 주민들이 나서서 관광객을 끌어모으기엔 역부족"이라며 "도시 재생과 함께 젊은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음식점이나 카페, 버스킹 등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상인회 관계자는 "2년 전에 풍년인동 우리동네 미술프로젝트에 선정돼 미디어파사드, 공간정비 등 공동체 프로그램과 디자인 개발에 국.시비 합쳐서 4억을 투입해 조성했지만, 사후관리가 되지 않아 오히려 흉물로 남게 됐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동에서 50년 넘게 거주하고 있는 주민 A 씨도 "군산 철길마을처럼 인동도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고 활용해 관광과 상권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동구청 관계자는 "마을미술프로젝트, 마을축제, 관광마스터플랜 수립 등 공모사업을 통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며 "동화극장도 매입하려고 하지만, 역세권 개발로 땅값이 올라 사업 진행에 어려움을 빚었다"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대전 관광 홍보 영상의 배경으로 주목을 받아 트래블라운지에서 진행하는 원도심 투어에 인동시장, 인동 야경, BTS 발자취 코스를 넣으려고 고려 중"이라며 "관광지화보다 레트로컨셉을 살려 보존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유나 기자
이영호 인동시장 상인회장이 11월 2일 3.16만세 광장에서 '우리동네 미술프로젝트'로 그려진 벽화에 금이 간 곳을 짚고있다. 사진=이유나기자. |
1952년 준공된 동화극장 부지엔 주상복합이 들어올 예정이다. 사진=이유나기자. |
대전관광홍보영상에 나온 가게 '마씨네'는 아직도 인동시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사진 이유나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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