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10시 15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에서 대규모 압사사고가 발생해 151명이 숨지고 82명이 다치는 등 233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사진=연합뉴스) |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200여 명이 넘는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대전 등 타 지역 방문자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실종자를 찾는 부모와 가족들의 애가 타고 있다.
10월 29일 10시 15분께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턴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건으로 대전과 충남 시민이 숨지거나 중상을 입었다. 이번 사고로 대전 거주자 20대 여성 3명과 30대 남성 1명이 숨지고 1명이 중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충남에서도 20대 3명이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당국이 이번 이태원 압사 사고 사상자들에 대한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확인되면서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과 지인의 생사를 묻는 신고가 빗발치고 있다.
30일 대전소방본부와 대전시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이태원 참사와 관련된 신고는 총 100건이 접수됐다. 이 중 위치추적 등 구체적인 신원을 포함한 신고는 17건으로 7명에 대한 소재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다. 충남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60명의 신고가 접수됐으며 20대 남성 1명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종에서는 7명에 대한 실종신고가 접수됐고, 2명에 대해서는 소재 파악이 안 되고 있다.
대전에 거주하는 40대 김 모 씨는 전날 이태원을 갔다가 연락이 되지 않는 자녀를 찾기 위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가족들과 친구들에게 핼러윈 파티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방문하겠다고 했던 20대 박 모 씨가 "여기 사람이 너무 많아서 못 움직이고 있다. 양쪽에서 몸을 눌러서 너무 아프다"라는 문자를 남겨둔 채 현재까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는 것.
김 씨는 "제발 생사 여부라도 알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새벽부터 한숨도 못 자고 딸 연락만 기다리고 있다"라며 "휴대폰을 잃어버린 건지, 잠든 것인지 모르겠다. 당장 서울로 올라가야 하나 싶다"고 호소했다.
세종시에 거주하는 이 모(45)씨는 지자체와 소방당국에 수차례 요청해 다행히 자녀를 찾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이 씨는 "서울 간다던 아들이 갑자기 연락이 되지 않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 확인해보니 전날 이태원에서 놀다 친구 집에서 잠들었다더라"라며 "혹여 아들이 잘못된 줄 알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는데 다른 부모들 속은 어떻겠냐"고 토로했다.
SNS에서는 외지에서 공부하거나 직장을 다니는 자녀의 안부 걱정에 하루종일 애타는 부모님들의 이야기가 줄을 이었다.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는 안선화(22·가명)씨는 "새벽 휴대폰을 놓고 운동을 마치고 왔더니 가족, 회사, 친구들 단톡방까지 난리가 났더라"라며 "부모님께도 20여통의 전화가 와 있었다. 걱정되니 괜찮다는 메시지 하나만 남겨달라는 문자도 남기셨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30일 발생한 이태원 압사 참사로 인한 사망자 151명의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치고 140명의 신원을 확인했다. 이중 지문 기록이 없는 미성년자의 경우 유전자(DNA) 대조 방식으로 신원 확인에 나서고 있다.
대전 등 각 지자체는 연락이 두절 된 실종자 위치 파악을 위해 실종자 접수센터를 설치하고 피해자 가족 지원을 위한 TF팀 운영에 들어갔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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