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8시 27분께 충북 괴산군에서 발생한 지진과 주변 진도 영향범위. |
기상청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29일 오전 8시 27분 49초께 충북 괴산군의 북동쪽 11㎞ 지역에서 규모 4.1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 에너지가 방출된 최초의 진앙지 주변에서는 진도 5등급(Ⅴ)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 5등급은 거의 모든 사람이 진동을 느끼고, 그릇, 창문 등이 깨지며, 불안정한 물체는 넘어질 정도의 흔들림이다. 괴산의 주택 2곳에서 지붕이 파손되고 건물 3곳 외벽에 균열이 발생했으며, 충주에서도 타일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2건 접수됐다. 미량의 암반이 붕괴했다는 신고가 괴산에서 접수되었으나 30일 오전 6시 기준 괴산 지진에 따른 인명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번 지진이 최대 규모 2.9의 여진을 16회 동반하고, 본진 직전에 규모 3.5 쌍둥이 지진을 동반했다는 점에서 이례적이라는 주목을 받고 있다. 규모 4.1 본진이 발생하기 16초 전에 같은 지점에서 규모 3.5 지진이 발생했으며, 규모 4.1 지진 에너지가 분출되고 2분 후에는 규모 2.9 여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본진 발생 전 2.0 미만 미소지진을 포함해 전진(前震)은 3회 발생하고, 본진 후 여진(餘震)은 16회 발생했다고 집계했다.
지진 에너지가 관측된 직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재난문자를 발송해 지진발생 소식을 전파하고 낙하물로부터 주의를 당부했는데, 대전에서는 재난문자 도착 직후 지반 흔들림이 감지됐다. 서울을 비롯해 강원, 경기, 대구 등에서 지진에 따른 흔들림을 느끼고 문의하는 전화가 소방 등에 200여 건 빗발쳤다.
기상청은 1978년 계기 관측을 시작한 이래 이번 지진이 역대 규모로는 38번째 강하고, 육지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범위를 좁히면 13번째로 강하다고 집계했다. 충청권에서는 1978년 9월 16일 충북 속리산 부근에서 규모 5.2 지진이 있었고, 같은 해 10월 7일 충남 홍성군 동쪽 3㎞ 지점서 규모 5.0 지진 이후 3번째 규모다.
1999년 디지털 관측을 시작한 이후로 기간을 단축했을 때 규모 4.0 이상 지진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까지 22년간 규모 2.0~2.9 지진은 대전에서 8회, 충남에서 52회, 충북 29회 보고됐는데 내륙에서 4.0 이상은 없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단층면을 중심으로 양쪽 땅이 수평 방향으로 움직이면서 지진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나, 이번 지진이 발생한 곳에 알려진 단층은 없었다"라며 " 2016년 경주, 2017년 포항 지진도 알려지지 않은 단층에서 발생했던 만큼 조사를 통해 지진 원인을 밝힐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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