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이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제공. |
박성효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이사장은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상공인·전통시장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공단혁신 4대 기관혁신과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청사 이전에 관해 "(청사 이전) 업무를 추진하는 과정이 복잡해져서 확답을 드릴 수 없다"며 "상황 논리들이 복잡하게 얽혀있어 지혜를 궁리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시는 소진공과 청사 이전 시기를 내년으로 협의하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내년에 소진공이 이전할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고 있다"며 "이전 시기와 방법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전 장소는 정해지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원도심 상인들을 비롯한 지역민들의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김태호 은행동 상점가 상인회장은 "소상공인들은 코로나 대유행에 이어 3고(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에 고통받고 있는데, 소진공은 절실한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보다 청사를 옮길 생각부터 먼저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회장은 소진공 직원들이 주변 카페와 식당을 이용하며 공단의 위치와 원도심 활성화는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진공 직원 400~500명이 대흥동과 은행동에서 한 끼 식사로 1만 5000원을 지출하면 한 달에 3억 원의 매출이 생기며 이 영향은 인근 500m 반경까지 도움이 된다"며 "소진공은 신도심 백화점 옆으로 청사 이전을 검토하며 소상공인들에게 절망감을 준 것 자체가 잘못이다"고 덧붙였다.
대전시장을 역임한 박성효 이사장에 대한 서운함도 크다. 김진호 중앙로 지하상가 운영위원회 회장은 "소진공은 원도심에 잔류할지 확실하게 의견 표명을 해야 한다"며 "둔산, 유성 등 신도심 발달로 도심 균형 발전을 잃은 상황에서 대전시장까지 역임하신 분이 원도심을 외면하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 장소도 지적받았다. 소진공 본사와 상위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각각 대전과 세종에 있음에도 서울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것에는 다른 의도가 있지 않냐는 설명이다. 익명을 요청한 원도심 상인 A씨는 "기자회견을 하러 서울까지 올라간 것부터가 잘못된 자세"라며 "박 이사장이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 같은 지적에 소진공 관계자는 "소진공은 중기부 산하 기관이라 전국적인 정책을 담당하고 서울에서 해야 중앙언론에서 일하는 기자들이 많이 오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전문가는 소진공이 영세상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원도심에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소상공인 현실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응하기 위해서 위치가 중요하다"며 "자영업자가 더욱이 어려운 시기에 현장 접촉을 늘려야 할 기관이 그 반대로 가는 건 존재가치를 의심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박성효 소진공 이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ESG 혁신단과 조사분석팀 신설 등 정책제안 역량 강화, 직무분석과 거주지 인근 공유 사무실 조성 등 조직정비, 오프라인 행사 추진 등 지역주도 균형발전, 디지털 소상공인 양성 등 새 정부 소상공인 정책의 선도적 추진을 4대 혁신과제로 제시했다.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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