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영 박사 |
"박사님, 제가 10월 2일(일) 오전 11시 충남 부여군 부여읍 내포제 시조 전수관에 출전합니다. 내빈으로 초대하오니 꼭 오시어 용기를 주세요." "아, 그래요. 축하해요. 참석할게요."
서대전역에서 논산행 열차를 탔다. 논산역에 임용수 시조창을 만나 노랗게 너른 들판을 따라 부여읍 내포제 시조전수관에 도착했다. 낡은 시조전수관에는 이 지방 부여를 비롯하여 충청도, 전북, 서울 등 전국의 많은 시조창들이 열심히 소리 연습하고 있었다. 논산 임용수님의 시 낭송과 천안 구보경 시 조창님의 청아한 시조창 실연이 있었다.
백제의 고도(古都). 충남 부여 부소산에 새악시의 하얀 달이 뜨고 시월애(詩月愛)가을 바람이 백마강에 유유히 흐르는 날. 전국남녀시조경창대회를 마치고 돌아왔다. 의자에 몸을 깊숙이 묻고 시나브로 눈을 시조에 대하여 생각에 잠겼다. 세계적인 여행가 '한비아 작가'의 말이 실감이 난다.
"여행은 다른 문화, 다른 사람을 만나고, 결국에는 자기 자신을 만나는 것이다." 오늘 오전 제49회 전국남녀시조경창대회를 열만큼 오래된 50여년된 부여 내포제시조전수관. 전국에서 머리 희끗한 어르신들이 소리연습하고 있었다.
"청산이---- 밝아았느냐----" "태산이--- 높다 하여도----"
서대전으로 달리는 야간열차에 몸을 싣고 '시조(時調)' '시조창(時調唱)'에 대하여 생각해 보았다. '시조' '시조창'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전통공연·예술화 문학(文學)이 아닌가? 시쳇말로 돈도 안되고 명예도 안되는 철없는 짓(!)이라고 부르는 문화예술 애물단지? 그러나 우리가 보존 승계해야 할 소중한 문화자산이다./ 김우영 작가(문학박사·대전중구문인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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