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대전시와 세종시에 대한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 더불어민주당이 불참하면서 절반 이상 자리가 비어 있다. 사진=이해미 기자 |
오히려 피감기관인 대전시와 세종시가 실익을 얻었고 반대로 국회의원들은 여야 할 것 없이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여당 의원들의 질의는 트램과 원전 지역 국비 홀대, 주민참여예산, 온통대전, 옛 충남도청 소통협력공간 향나무 무단벌목 등 예측된 범위 내에서 나왔다. 그러나 핵심은 정책적 질의가 아니었다. 의원들은 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민 혈세 낭비를 꼬집었으나 결과적으로는 민선 7기 전임 시정의 무능함을 집중 부각했다.
장제원(부산 사상구) 의원은 "민선 6기는 실형으로 시장직을 상실했고 민선 7기는 극도의 무능함을 보여줬다. 민선 8기 이장우 시장은 위기의 대전을 물려받은 것이 아닌가"라고 말했을 정도다.
전임 시정과 일부 시민단체와의 의혹도 불거졌다. 전봉민(부산 수영구) 의원은 옛 충남도청사 내 소통협력공간 조성 당시 향나무 무단 벌목 사건 담당자(개방형 직위) 재직 당시 일부 시민단체의 위탁사업 예산이 급증했고 벌목사건 수사 직전에 퇴사했음을 지적했다. 장제원 의원도 주민참여예산을 화두로 올리며 중복자금 지원과 특혜성, 카르텔을 언급하며 사업 취지에서 어긋났다고 강조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주민참여예산은 특정단체의 먹잇감이 돼선 안 된다. 부패 카르텔은 철저하게 예산에서 배제하겠다"고 했고, "당시 담당자와 시민단체의 의혹, 특정 정치 세력이 있는 구조가 많은데 조사해서 구조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답변하는 이장우 대전시장. 사진제공=대전시 |
맹탕, 반쪽 국감이었지만 대전시는 향후 현안사업 추진에 있어 여당이라는 든든한 조력자를 얻은 셈이다.
박성민(울산 중구) 의원은 지지부진한 트램 사업을 지적했는데 "시장으로서 시민과 약속이기 때문에 트램은 진행돼야 한다. 국회로 와서 협의해 달라"고 오히려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열차 지연 문제로 30분 지각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인 19일 민주연구원 압수수색으로 국감 보이콧을 선언했으나 개회 후 2시간 늦은 12시 30분에서야 국감장에 입장했다. 결과적으로 여당은 같은 당의 이장우 대전시장과 최민호 세종시장에게 힘을 실어주며 명분을 챙겼으나, 야당은 제대로 된 견제구 한 번 던져보지 못한 채 현장을 떠났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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