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동 기상청장 |
이와 함께 경험하고 싶지 않은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후변화가 발생하여, 기후위기 시대에 살게 된 우리의 미래 모습이다. 앞으로의 기후 전망정보를 알려주는 기후변화 시나리오는 우리가 마주할 수 있는 모든 미래를 광범위하게 보여주고 있다. 현재의 온실가스 배출 추세가 지속될 경우(고탄소 시나리오, SSP5-8.5), 21세기 후반기가 되면 여름은 점점 길어져(97일→170일) 가을의 시작이 늦어지고, 겨울은 점점 짧아져(107일→39일) 아름다운 한반도의 사계절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날씨와 기후는 우리의 삶과 매우 밀접하며, 현재의 풍요로운 생활과 지속발전 가능한 미래를 위한 아주 중요한 요소이다. 이에 기상청은 기상과학에 대한 대국민 이해 제고와 지식 확산을 위해 기상과학관을 설립하여 운영하고 있다. 2014년 국립대구기상과학관을 시작으로 국립전북기상과학관(전북 정읍시), 국립밀양기상과학관(경북 밀양시), 국립충주기상과학관(충북 충주시)을 순차적으로 개관하여 현재 총 4개의 기상과학관을 운영 중이며, 기상과학 역사의 계승 및 발전을 위해 국립기상박물관(서울 종로구)도 운영하고 있다.
기상과학관은 기상과 기후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각 지역의 특색을 갖춘 다양한 관람 및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먼저 대구기상과학관은 폭염이 심한 지역적 특색을 반영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관람객은 실제로 움직이는 것 같은 열기구에 탑승하여, 대구가 더운 이유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전북기상과학관은 기상과 함께 천문 통합 콘텐츠를 제공하여, 관람객들은 직접 천체 망원경으로 태양, 달, 행성 등을 관측하며 천문과 우주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또한, 밀양기상과학관에서는 지진 관련 특별 전시실에서 지진의 원리와 현상에 대해 다양한 콘텐츠를 체험할 수 있으며, 충주기상과학관에서는 관측자료를 수집하고 일기도를 직접 그려보며 오늘의 날씨 예보를 만드는 기상예보관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서울의 대표 관측지점으로 1932년 준공되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서울기상관측소에 있는 기상박물관에서는, 상설 전시물 81점 등을 통해 기상관측의 역사부터 현대의 발전된 기상기술까지 우리나라 기상과학 문화의 역사와 우수성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
흥미롭고 유익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 덕분에 기상과학관을 찾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만족도 또한 높게 나타나고 있다. 기상청은 여기에서 나아가, 국민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고자 한다. 2023년에는 충남 내포 신도시 지역에 충남도청과 협업하여 과학관 역할에 서해안 연구 기능을 더한 국립서해안기후대기센터를 설립하고, 전북기상과학관 안에 기상과 기후 콘텐츠를 접목한 체험관을 추가할 계획이다. 또한, 2024년에는 전남 여수세계박람회장에 해양기상을 특화로 한 국립여수기상과학관을 추가로 개관할 예정이다. 새로운 기상과학관은 더욱 다채롭고 신선한 기상과학 콘텐츠로 지역 주민들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백견불여일촉(百見不如一觸)', 백 번 보는 것이 한 번 느껴보는 것보다 못하다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오색으로 깊어가는 가을날, 우리의 오감을 넉넉히 채워줄 기상과학관에 방문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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