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7월에 이어 사상 두 번째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2.50%에서 3%대로 올라섰다. 2012년 10월 이후 10년 만이다. 기준금리는 4월과 5월, 7월, 8월, 10월 다섯 차례나 인상됐다. 7월과 10월 0.50%포인트, 나머지는 0.25%포인트 각각 인상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시중은행의 9월 30일 기준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73~7.14% 수준이다. 주담대 금리 기준이 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영향을 받았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연 4.51~6.81%다. 이달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가 오르면 상단이 7%대로 상승할 가능성이 나온다. 신용대출 금리도 고공행진 중이다. 각 시중은행 주요 대출상품은 7%를 넘어서거나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6%대 후반의 금리가 나오는 등 지속적인 금리 상승이 이뤄지고 있다.
대출금리 상승 폭이 짙어지는 상황에서 충청권 시중은행 가계대출은 44조원에 육박한다. 금리 인상이 지속되며 다소 제동이 걸리는 듯 했으나 뚜렷한 감소세는 아니다. 한은에 따르면 대전·세종·충남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43조 7790억원으로,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절반 이상인 29조 6243억원으로 집계됐다. 가계대출은 6월(44조 104억원)보다 2314억원 하락했으며, 주택담보대출은 6월(29조 6545억원)보다 302억원 감소했다. 지역별로는 대전이 19조 2106억원으로 1년 전보다 4.1% 감소했으며, 이중 주담대는 13조 815억원으로 1.2% 하락했다. 세종도 전년 동기 대비 2.1% 하락한 7조 7억원으로, 주담대는 5조 2185억원이다. 충남의 가계대출은 1년 전과 동일한 17조 5677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전·세종과 달리 주담대는 되려 늘었다. 충남의 주담대는 1년 전보다 6.4% 증가한 11조 3243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리가 덩달아 오르자 부담을 느낀 지역민이 대출을 줄여가며 다소 둔화 됐으나, 대출잔액은 여전히 덩어리가 크다.
기준금리 인상에 지역민들은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직장인 주 모(41·대전 유성구) 씨는 "대출받을 당시엔 1% 초반 대 기준금리로 대출금리도 저렴해서 주담대를 받았는데, 은행에서 이자가 올랐다는 문자를 받을 때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토로했다. 신용대출자들도 고민이 깊긴 마찬가지다. 신규대출자는 높은 금리 탓에 목돈이 필요해도 주춤하고, 기존 대출자들도 다음 대출 인상이 두렵다고 호소한다. 직장인 차 모(48) 씨는 "신용대출을 받으려고 했다가 금리가 8%대로 나왔는데,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7%대 후반이 돼서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다"며 "가족 중에 미리 신용대출을 받았는데 1년마다 금리가 변동되는데, 하루 빨리 상환해야 하지만 여력이 부족해 생활비라도 줄여야 하나 고민 중"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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