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정안 통과가 유력시된 것은 사실이었다. 그렇다고 실무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 차원이라 가뿐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발 늦게 알아차린 당위성에 지역의 열화와 같은 요구가 얹어지고 우주산업 정책 의지가 떠받쳤기에 가능했다고 봐야 한다. 원안대로의 연구·인재개발 분야 특화지구 조성 필요성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민간 자율형 우주산업 육성, 가령 보스턴 IT밸리나 실리콘밸리 같은 그림을 상정해보라. 연구기관과 관련 기업이 밀집한 대전의 경험과 성과가 빠져선 안 될 사업 아닌가.
민간이 이끌고 정부가 도와주는 추진 체계에서 대전이 합류하지 않은 우주강국의 꿈은 처음부터 오류였다. 7일 실무위가 이를 일차적으로 수정했다. 방향을 틀었다기보다 탁월한 산·학·연 기반을 묻히지 않기 위해 제대로 된 궤도를 찾아든 것이다. 우주산업 육성 분야 최적지를 간과한 실수를 우주 3각 체제 추진 계획으로 만회했다고 보면 된다. 협력지구(클러스터) 분산에 따른 집중도 하락을 혹시라도 우려한다면 기우에 불과하다. 대전은 유기적 협력체제 구축의 구심점임은 물론이다.
연구·인재개발 분야 특화지구 지정을 우주산업 협력지구 3등분으로 본다면 이 또한 속 좁은 견해다. 앞으로의 추진 방향은 선명하다. 대전의 연구·인재개발 체계가 발사체 산업, 위성 산업과 손잡고 동반상승효과를 내게 하는 것이다. 국무총리가 위원장인 국가우주위원회의 최종 심의 후 결정이 남아 있지만 이제 대전·전남·경남의 3각 체제 공식화로 봐야 한다. 11월 특화지구 지역의 마지막 관문까지 무난히 넘으리라는 믿음은 그만큼 강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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