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사랑도시 세종시...행정기관 영문부터 고치자

  • 정치/행정
  • 세종

한글사랑도시 세종시...행정기관 영문부터 고치자

부서 명칭 센터-팀, 복컴, BRT 등 일상 용어 고착화.. 한글사랑도시 조례와 배치
한글학회, 세종대왕상 이전 등 역사성 있는 세종 만들기 위한 정책 '절실'

  • 승인 2022-10-05 17:35
  • 오주영 기자오주영 기자
세종시 훈민정음
세종시청 2층에 걸려 있는 훈민정음 액자. 세종시가 출범한 지 10년이 됐으나 '한글사랑도시'라는 구호는 아직 크게 들리지 않고 있다.
'한글사랑도시', 세종. '576돌 한글날'을 앞두고 중도일보는 4~5일 이틀간 세종시청 주변과 정부세종청사 일원을 둘러봤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이 쓰는 표어나 부서 명칭에 영어가 들어간 것이 눈에 거슬렸다. 먼저 세종시청 내 부서 중 제일 흔한 것이 '센터'와 '팀'이다. 팀은 사무관이 팀장을 맡는다. 예전에는 계장이라 불리던 명칭이다. 우리말이 된 듯한 자연스러움이 더 놀라웠다. 옛 동(면)사무소로 불리던 '행정복지센터'와 '복합커뮤니티(복컴)' 또한 한글과 영어가 결합한 형태다. 시민들의 발이라는 '바로타'보다 BRT가 더 익숙하다. 노선 이름도 기존 1001, 999번 등에서 BO~B5까지 6개로 명명됐다. B의 뜻은 '바로타'의 영문 머리글자다. 세종시는 최근 '문화수도팀'을 신설하면서 미래전략본부의 스마트도시과를 '지능형도시과'로 과감히 변경했다. '복컴'도 변경을 모색하다 시민 혼선 등의 이유로 변경을 미뤘다. 문화수도팀 역시 '팀'이라는 영어를 붙였다. 세종시는 지난 2012년 한글도시를 표방하는 조례를 만든 이후 꾸준히 한글 사랑 정신을 고양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특히 최민호 세종시장 취임 이후 문화수도팀을 신설하고 '세종특별자치시 시민과 세종특별자치시 및 그 산하 공공기관 구성원들의 올바른 한글사용을 촉진함으로써 한글사랑도시를 조성하고 한글을 진흥함을 목적으로 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세종시 한글사랑 지원 조례'를 지난 7월 만들었다.

한글사랑 지원 조례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영문 표기는 한글 진흥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문제는 8년 전 한글도시 조례를 만든 후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한글 진흥 정책이 구현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시는 뒤늦게 한솔동을 '한글사랑 거리'로 만들기 위한 행정 노력을 쏟고 있다. 분위기 확산 차원에서다.

'세종시=한글사랑도시' 라는 상징성을 뒷받침할 구조물 설치가 필요함을 역설하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예를 들면 서울 광화문에 있는 세종대왕상과 한글관련 단체를 세종시로 유치하자는 제안이 있다. 오는 9일 열리는 576돌 한글날 행사도 애초에는 세종시에서 개최하려는 노력이 있었으나 서울지역에 있는 한글 관련 단체들이 적극적이지 않아서 서울서 진행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육동일 충남대 명예교수는 "신생도시인 세종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역사성이 옅다"며 "이를 극복할 시민 여론과 전문가 의견을 적극 수렴해 세종만의 특화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오주영 기자 ojy835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2. [취임 100일 인터뷰] 황창선 대전경찰청장 "대전도 경무관급 서장 필요…신종범죄 강력 대응할 것"
  3. [사설] 아산만 순환철도, ‘베이밸리 메가시티’ 청신호 켜졌다
  4. [사설] 충남대 '글로컬대 도전 전략' 치밀해야
  5. 대전중부서, 자율방범연합대 범죄예방 한마음 전진대회 개최
  1. 현대프리미엄아울렛 대전점, 중부권 최대 규모 크리스마스 연출
  2. 경무관급 경찰서 없는 대전…치안 수요 증가 유성에 지정 필요
  3. 이장우 "임계점 오면 충청기반 정당 창당"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대전 자영업은 처음이지?] 지역상권 분석 18. 대전 중구 선화동 버거집

자영업으로 제2의 인생에 도전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정년퇴직을 앞두거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자신만의 가게를 차리는 소상공인의 길로 접어들기도 한다. 자영업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나 메뉴 등을 주제로 해야 성공한다는 법칙이 있다. 무엇이든 한 가지에 몰두해 질리도록 파악하고 있어야 소비자에게 선택받기 때문이다. 자영업은 포화상태인 레드오션으로 불린다. 그러나 위치와 입지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아이템을 선정하면 성공의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에 중도일보는 자영업 시작의 첫 단추를 올바르게 끼울 수 있도록 대전의 주요 상권..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행정통합, 넘어야 할 과제 산적…주민 동의와 정부 지원 이끌어내야

대전과 충남이 21일 행정통합을 위한 첫발은 내딛었지만, 앞으로 넘어야 할 산도 많다는 지적이다. 대전과 충남보다 앞서 행정통합을 위해 움직임을 보인 대구와 경북이 경우 일부 지역에서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지역 갈등으로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대전과 충남이 행정통합을 위한 충분한 숙의 기간이 필요해 보이는 대목이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21일 옛 충남도청사에서 대전시와 충남도를 통합한 '통합 지방자치단체'출범 추진을 위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대전시와 충남도는 1989년 대전직할시 승격 이후 35년 동안 분리됐지만, 이번 행정통..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