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이 28일 대전 현대프리미엄아울렛 화재원인 조사를 위한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임병안 기자 |
28일 대전지방경찰청은 화재가 발생한 유성구 용산동 현대프리미엄 아울렛에 수사관을 보내 방재실에 보관 중이던 전산기록을 확보했다. 경찰이 방재실을 가장 먼저 조사한 것은 지하주차장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설계된 방재설비가 정상적으로 작동했는지 규명하기 위해서다.
아울렛 지하주차장에는 화염이 일어났을 때 자동으로 물을 뿌리는 스프링클러와 손으로 잡고 화원을 향해 물을 뿌리는 옥내소화전, 그리고 연기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배연장비가 설치돼 있다.
26일 오전 7시 45분 발화해 2분도 되지 않아 지하주차장에 연기가 가득 차고, 주차된 차량이 5~6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8시간 화재가 지속돼 방재설비가 제대로 작동한 것이 맞는지 의혹이 계속 제기됐다. 차량 1000여 대를 동시주차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 전체가 소실되면서 스프링클러 등이 녹아내려 눈으로 보아서는 이들 장치가 작동했던 것인지 판단할 수 없는 상태다. 방재실 중앙통제장치에 저장된 스프링클러와 배연장치의 기록을 보면 언제부터 얼마동안 작동했는지 확인할 수 있다.
대전경찰청 관계자는 "연기를 밖으로 배출시키는 배연장치가 설치되어 있고, 소화수를 공급하는 물탱크에 물이 가득 채워져 있는 것은 확인했으나, 배연장치가 정상 작동했는지 또는 소화수가 충분히 사용되고 다시 보충된 것인지 압수수색한 자료를 가지고 검증해야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중대과실이 드러날 경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대한 수사까지도 나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경찰은 유성경찰서장을 팀장으로 사고현장 대책팀을 가동 중이고 대전지방검찰청도 조석규 형사3부장을 팀장으로 수사지원팀을 꾸려 이번 화재에 인명피해가 컸던 원인을 들여다보고 있다.
소방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한국전기공사 등이 참여하는 합동감식도 속도를 내 발화 지점에 있던 1톤 트럭을 국과수 대전연구소로 옮겨 정밀감식을 시작했다. 지난 이틀에 걸친 감식을 통해 지하1층 남동쪽에 위치한 하역장에 잔재물을 수거하고 전기배선을 확보했다. 또 드론을 띄워 화재현장을 영상으로 기록해 추후에 검증자료로 활용할 예정이다.
김항수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장은 "국과수로 옮긴 1톤 트럭은 화재가 차량 내부에서 시작됐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전에 정밀감식을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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