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성희 기자 |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합동감식은 10시 30분 시작됐다. 국과수와 소방본부, 대전경찰청의 합동감식이 약 1시간 동안 진행됐는데, 오전 감식 결과 "화재 원인을 찾지 못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지자 모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전해진 부검소식에서는 일산화탄소로 인한 질식사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사고가 난 지하 주차장은 까만 어둠뿐이라 했다. 여전히 빠져나가지 못한 가스로 가득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전소한 차량은 뼈대만 남아 화재 원인을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 이어졌다. 합동감식반은 2차 감식은 오후 늦게까지 진행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전하고 까맣게 타버린 화재 현장으로 재진입했다.
합동감식이 이뤄지는 사이, 대전시와 유성구청은 합동분향소 설치에 속도를 냈다. 희생자에게 조문하고 싶다는 시민들의 민원에 따라 분향소를 마련하겠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장우 대전시장의 조문 화환이 가장 먼저 도착했다. 오후 1시 50분께 하얀 국화를 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유가족들은 대체로 차분했으나 분향소 설치와 장례 절차, 합동감식 결과, 부검 결과에는 예민하게 반응했다. 한 유가족은 "감식에 대한 얘기를 언론보도를 통해 알았다. 유가족에게 먼저 알려주는 것이 맞지 않느냐"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대전시와 유성구 관계자는 "현재 유가족들의 협의체 구성을 기다리고 있다. 협의체와 대표자가 구성돼야만 일괄적인 현대 측에 입장을 전달해 장례 등 이후 절차를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오전부터 세종시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아울렛 화재 현장으로 조문을 올 것이라는 정보가 알음알음 퍼졌다. 윤 대통령은 예정보다 1시간 늦은 2시 20분께 도착했다. 이택구 대전시 행정부시장, 정용래 유성구청장과 함께 헌화했고 “과학적 감식으로 반드시 원인을 규명하겠다”며 유가족을 위로했다.
27일은 오전부터 한여름 폭염처럼 무더웠다. 그러나 그 누구도 덥다며 투덜대지 않았다. 짐작할 수 없는 슬픔으로 가득할 유가족을 떠올렸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두터운 방호복을 입고 현장으로 투입된 대응반의 노고를 생각하며 모두 침묵 속에서 더위를 삼켰다.
오후 3시 40분, 현대 프리미엄 아울렛에는 2차 합동감식반을 기다리는 취재진, 후속 대응을 진두지휘할 유관 기관 대응반만이 남아 현장을 지켰다. 뉘엿뉘엿 해가 진다. 희생자 7분의 명복을 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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