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 유지도 어렵다”… 대전 5개 자치구의회 의정비 현실화 필요

  • 정치/행정
  • 지방의회

“생계 유지도 어렵다”… 대전 5개 자치구의회 의정비 현실화 필요

대부분 월 300만원대… 주민 경조사는커녕 집안 생계유지도 어려울 정도
가장 먼저 결정한 중구의회는 재심의 요청… 나머지 구의회도 충분한 인상 필요 목소리
하지만 부실한 활동 등 따가운 시선과 인상 위한 여러 절차는 넘어야할 산

  • 승인 2022-09-27 16:30
  • 수정 2022-09-27 17:20
  • 신문게재 2022-09-28 4면
  • 정바름 기자정바름 기자
중구의회
중구의회 본회의장
생계 수준인 대전 5개 자치구의회 의정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치인이라는 특성상 한 달 경조사비만 해도 수백 만원에 달하는데 현재 받는 의정비만으로는 사실상 생계를 유지하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반대가 적지 않은 데다, 충분한 인상을 위해선 주민동의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만만치 않은 분위기다.

27일 취재결과, 대전의 5개 자치구의회는 9대 의회 출범에 따라 10월까지 의정비심의위원회를 열고 2023년∼2026년까지 지급할 의정비를 정해야 한다. 법적으로 의정비(의정활동비+월정수당)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 자치단체 주민 수와 재정 상황, 의정활동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책정할 수 있다.



현재까지 의정비를 결정한 곳은 중구의회 1곳이다. 전임 중구의원들은 매월 316만원, 연간 3799만원의 의정비를 받았지만, 중구는 올해 8월 말에 의정비심의위를 통해 의원들의 의정활동비(월 110만)는 동결하고 월정수당은 1.3% 인상했다. 1.3%는 공무원 임금 인상률(1.4%)을 감안해 내린 수준이고 2024~2026년에는 전년도 공무원 보수 인상률의 90%만큼 반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동구의회
동구의회 본회의장
하지만 중구의회는 의정비심의위 운영 과정의 문제점과 의정비 현실화를 이유로 재심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모 중구의원은 "원래는 위원을 임명하고 나머지 심사는 정회 후 다음에 날짜를 잡아서 했어야 하는데, 이날 위원 임명 후 심사까지 다 해버렸다"며 "중구의회는 8년 동안 의정비가 동결되면서 5개 자치구의회 중 받는 가장 적다. 물가 상승으로 애경사를 챙기는 것도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구청은 재심사 요청에 따라 10월 중에 재심의 일정을 잡을 예정이다.

의정비 심의를 앞두고 있는 동구의회와 서구·유성구·대덕구의회에서도 의정비 현실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크다.

현재 대부분 월 300만 원대의 의정비를 받고 있지만, 의원 1명이 3~4개의 지역구를 관리하는 것은 물론 겸직을 하지 않는 의원들은 생계까지 챙겨야 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모 서구의원은 "지방의원 의원 경우 퇴직금도 없어 다시 선출되지 못하면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게 현실"이라며 "과거 무보수 명예직일 당시에 활동한 의원 대부분은 의정비 없이도 여유롭게 지낼 수 있었지만, 의원들이 젊어지고 전문성이 좋아진 지금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의정비 현실화는 여전히 쉽지 않다. 의정비를 공무원 임금 인상률을 초과해 정하기 위해서는 주민동의(설문조사)나 공청회 중 하나를 거쳐야 한다. 설문조사의 경우 결과가 나오면 의정비심의위가 결과를 토대로 다시 심의할 수 있다. 찬반 의견을 듣는 공청회는 특별한 조건이 없어 충분히 해볼 만하지만, 대부분 머뭇거리는 분위기다.

모 유성구의원은 "의원들 스스로 끊임없이 성찰하고 묵묵히 일하며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게 가장 중요하지만, 구민들 역시 의원들의 현실을 이해할 필요도 있다”며 “믿고 지원을 더 해주는데 불철주야 일을 하지 않는 의원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정바름 기자 niya1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신야간경제관광 모델...아일랜드 '더블린·슬라이고'서 배운다
  2. [기고]연말연초를 위한 건배(乾杯)
  3. [사설] 청주공항 "물류 분담 등 활성화 타당"
  4. [사설] 'R&D 예산 5%' 의무 편성 필요하다
  5. 벌목은 오해? 대전 유등천서 수목 정비사업에 시선 쏠려
  1. 대전교육청 공무원 정기인사 단행, 기획국장 정인기·학생교육문화원장 엄기표·평생학습관장 김종하
  2. 윤석열 탄핵 후에도 멈추지 않는 대전시민의 외침
  3. 대전시낭송가협회 송년 모임에 다녀와서
  4. [문예공론] 조선시대 노비도 사용했던 육아휴직
  5. 고등학교 헌혈 절반으로 급감… 팬데믹·입시제도 변화 탓

헤드라인 뉴스


비수도권 의대 수시 최초합격 미등록 급증… 정시이월 얼마나?

비수도권 의대 수시 최초합격 미등록 급증… 정시이월 얼마나?

비수도권 의대의 지역인재 전형에서 등록 포기율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는 77.1%로 전년 대비 4.5배 증가했으며, 부산대는 41.4%로 집계됐다. 의대 정원 확대 속 수도권 중복 합격에 따른 이동이 원인으로 꼽힌다. 22일 종로학원이 공개한 2025학년도 의대 수시 최초합격자 미등록 상황에 따르면, 서울과 지방 모두 등록 포기율이 급증했다. 홈페이지에 공식 발표한 10개 대학 기준으로, 비공개 대학은 포함되지 않았다. 서울권에서는 36.7%로 전년 대비 5.5%포인트 상승했으며, 비수도권에서는 41.5%로 전년 대..

올해 대전 체육을 빛낸 인물에 오상욱 선수 등 4명 뽑혀
올해 대전 체육을 빛낸 인물에 오상욱 선수 등 4명 뽑혀

올해 대전 체육을 빛낸 인물에게 주어지는 대전시 체육상에 오상욱·박주혁 선수와 김형석 지도자, 김동건 대전스포츠스태킹회장이 각각 시상했다. 대전시는 19일 '대전 체육가족 송년의 밤' 행사에서 올 한 해 각종 대회에서 눈부신 성적으로 대전시를 빛낸 우수선수 및 지도자와 대전 체육 발전에 기여한 시민에게 제27회 대전시 체육상을 시상했다. 시는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대전을 알리고 지역 체육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시민을 발굴해 포상함으로써, 그 공적을 널리 알려 지역 체육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1998년부터 매년 체육상 수상자..

겨울 대표 과일 딸기·감귤 가격 인상세... 주부들 지갑 사정에 부담
겨울 대표 과일 딸기·감귤 가격 인상세... 주부들 지갑 사정에 부담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과 딸기 가격이 올여름 폭염 영향으로 급등하면서 가계 지갑 사정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22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일 기준 대전 감귤(노지) 평균 소매가는 10개 3910원으로, 평년(2901원) 보다 34.78% 비싸다. 평년 가격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가격 중 최대·최소를 제외한 3년 평균값인 평년 가격이다. 대전 감귤 소매가는 12월 중순 4117원까지 치솟다 점차 가격이 안정화되는 모양새지만, 예년보다 비싼 가격에 책정되고 있다. 딸기도 비싼 몸이다. 대전 딸기(100g) 소매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돌아온 스케이트의 계절 돌아온 스케이트의 계절

  • 추위도 잊은 채 대통령 체포·파면 촉구하는 시민들 추위도 잊은 채 대통령 체포·파면 촉구하는 시민들

  • 동지 앞두고 훈훈한 팥죽 나눔 동지 앞두고 훈훈한 팥죽 나눔

  •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광역연합 출범’ 전국 최초 특별지방자치단체 ‘충청광역연합 출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