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7시 45분께 유성구 현대프리미엄아울렛 지하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화재 진압에 나섰다. (사진= 이성희 기자) |
현대아울렛 지하주차장에서 화재 발생 신고가 접수된 것은 이날 오전 7시 45분이었다. 출근 시간이 임박한 때로 아웃렛에서는 이번 주 판매를 시작할 상품을 새롭게 입고시키고 이를 지하 여러 적치장에 보관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배송차량이 출입하고 청소 등의 환경미화 직원들이 지하층에서 작업을 진행하던 중 남쪽 방향의 하역장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아웃렛 한 목격자는 "하역장서 물건 작업 중 검은 연기가 저쪽에서 급격히 많아지면서 불길이 치솟았다"고 설명했다. 불꽃과 연기를 보고 현장에 있던 일부는 "밖으로 빠져 나가자"라고 외치며 지상층으로 몸을 피했지만, 상당수 근로자들은 지하 작업장을 벗어나지 못했다.
오전 9시께 30대와 50대 남성 근로자가 지하1층에서 구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으나, 병원으로 옮겨진 50대 구조자가 숨졌다는 비보가 전해졌다. 이어 가장 먼저 구조됐던 30대 구조자 역시 병원에서 숨진 것을 비롯해 오후 2시 30분께 근로자 2명이 추가로 숨진 채 지하 1층에서 발견됐다. 오후 4시께 실종자로 분류된 3명이 마찬가지로 지하 1층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오후 6시 기준 이번 화재 사망자는 7명으로 늘었다. 추가 실종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사망한 근로자들은 아웃렛 서측 지하주차장에 마련된 탈의실에서 1명, 미화 휴게실 주변에서 1명 그리고 동측 하역장 주변에서 2명 각각 발견됐고, 가장 마지막에 발견된 2명은 지하 쓰레기집하장 인근에서 발견됐다.
현대아울렛의 지하주차장은 아웃렛과 영화관 그리고 호텔까지 평면으로 연결돼 한쪽 끝에서 발생한 화재가 반대쪽으로 상황이 전파되기 전에 연기가 먼저 퍼질 수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아웃렛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화재지만, 100실 규모의 호텔 지하주차장까지 확산돼 숙박중이던 투숙객 10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일부 투숙객은 연기에 쫓겨 옥상으로 대피한 후에 구조됐다.
호텔 관계자는 "화재 알람을 듣고 진화를 위해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갔으나 아웃렛 방향에서 검은 연기가 쓰나미처럼 넘어오는 게 보여 문을 닫고 객실 전체를 대피시켰다"고 설명했다.
대전소방본부는 지하에 의류 등의 상품을 쌓아둔 적치장 외에 쓰레기 집하장과 탈의실 등의 구조물이 불에 타면서 화재가 쉽게 확산한 것인지 살펴보고 있다. 또 지난 6월 소방점검에서 시정할 것을 명령한 사안이 이번 화재와 연계관계가 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대전소방본부 관계자는 "지하 하역장에서 발생한 화재가 의류와 종이박스의 적재물에 옮겨붙어 대규모 화재로 커진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량의 연기가 지하층에 갇히고 뜨거운 열기가 발생해 희생이 컸던 것으로 보이며, 희생자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임병안·김지윤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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