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우수 인재 수도권 쏠림,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은 지역대학이 당면한 대과제다. 이 문제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대학일수록 더욱 더 중요하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역 대학들은 저마다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과 통폐합, 대학 간 통합 등 다양한 '생존 플랜'을 모색하고 있다.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결국 핵심은 현실화다.
이에 중도일보는 위기의 지역 국립대학이 처한 현실 속 혁신의 한 방법으로 떠오른 대학 간 통합 문제에 대해 필요성, 국내외 통합 사례, 지역 실패 과정, 성공 방향 등을 기획시리즈를 통해 다룬다. <편집자 주>
[지역 국립대 통합 어떻게 볼 것인가]
4. 충청 국립대 통합 논의 재시동
충청권 국립대학도 통합에 대한 논의를 수면 위로 끌어올리고 있다. 통합 논의 대상은 충남대와 한밭대다.
충남대는 올해초부터 통합에 관련된 논의를 진행하고자 관련 절차를 밟아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집중화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2월부터 교수, 학생, 직원, 동문회 등과 간담회를 갖는 등 본격적인 학내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 절차를 밟아 나갔다. 삼일회계법인의 연구용역 보고회, 교수회 주관 토론회 등 40여 차례 논의가 진행됐다. 권역 내 주변 대학을 포함해 성공적인 통합을 위한 전략과 모델에 대한 연구용역은 8월 중 진행했으며, 9월 말 최종 연구용역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남대 교수회가 진행한 '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 중 일부 발췌. 출처=충남대 교수회 홈페이지 |
충남대 교수회는 6월 14일~16일, 3일간 전체 교수(전임 교원)를 대상으로 '대학 통합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전체 교수 중 88.9%가 통합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으며, 통합이 대학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데 긍정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통합이 충남대의 혁신적 발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주장에 동의하십니까?'라는 질문에는 '매우 그렇다'가 23.1%, '그렇다'가 20.3%, '중립 내지 잘 모름'이 16.9%, '아니다'가 16.9%, '전혀 아니다'가 22.9%를 차지했다. 통합이 혁신 발전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는 긍정적 답변의 비율은 43.4%로, 부정적 답변의 비율은 39.8%보다 약 4%가 높았다.
한밭대도 대학 통합 문제가 화두다. 올해 6월 열린 총장선거에서 '국립대 통합'이 최대 공약으로 떠올랐다. 총장 선거 후보자 3명 모두 공약 사안에 통합을 담았을 정도다.
총장 선거 결과 1순위 후보자인 오용준 교수도 '국립대 대통합 선도'를 약속했다. 구성원의 안정과 이익을 지켜내며 최고의 통합 국립대학을 선도적으로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대학의 역사가 이어질 수 있고, 구성원 모두 안정된 직장을 보장하는 등 한밭대 자체적으로도 통합 추진에 대한 로드맵을 그려나가겠다고 했다.
오용준 한밭대 교수는 6월 27일 열린 총장 후보자 2차 공개토론회에서 "통합은 큰 물결이다. 향후 학령인구 감소에 있어 피할 수 없는 사안"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현재 오용준 교수는 임명 절차 지연으로 인해 총장직을 수여 받지 못했다. 향후 절차가 마무리되면 충남대와 한밭대의 통합 논의 시작을 위한 협의체가 본격 구성될 것으로 예상 된다.
충남대 관계자는 "9월 말까지 교수, 학생, 동문, 직원 등 대학 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 추진 본격화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한밭대 총장 임명 절차가 마무리되면, 각 대학의 총장이 포함된 협의체를 구성한 후 통합 논의를 진행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