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대학 통합의 사회적 요구
2. 국내·외 통합사례
3. 충남대와 한밭대의 현주소
4. 충청 국립대 통합 논의 재시동
5. 공주대, 충북대 등과 통합 실패 과정
6. 학생 등 구성원 반발 해결책은
7. 국립대 통합 성공 시 모습
8. 충남대-한밭대 통합 성공을 위한 방향은
대학은 새로운 대전환 시대와 함께 학령인구의 절대적인 감소라는 또 다른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여기에 우수 인재 수도권 쏠림, 수년간의 등록금 동결은 지역대학이 당면한 대과제다. 이 문제는 수도권이 아닌 지역대학일수록 더욱 더 중요하다. 이런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 지역 대학들은 저마다 정원 축소를 비롯해 학과 통폐합, 대학 간 통합 등 다양한 '생존 플랜'을 모색하고 있다. 여러 논의가 이어지고 있으나 결국 핵심은 현실화다.
이에 중도일보는 위기의 지역 국립대학이 처한 현실 속 혁신의 한 방법으로 떠오른 대학 간 통합 문제에 대해 필요성, 국내외 통합 사례, 지역 실패 과정, 성공 방향 등을 기획시리즈를 통해 다룬다. <편집자 주>
['지역국립대 통합' 어떻게 볼것인가]
1. 대학 통합의 사회적 요구
이제 대학들도 변해야 한다.
저출산 여파로 학령인구가 크게 감소하면서 대학이 학생을 뽑는 문제를 고민하기에 앞서 대학의 존폐부터 걱정해야 할 시점이 다가왔다.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경쟁력 강화로 외환위기와 금융위기를 이겨낸 국내 기업들처럼 이제 대학들도 자구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실제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역 대학들의 신입생 충원율 하락은 이미 예고된 것이었지만, 2021년도 들어 감소 폭이 뚜렷해졌다. 먼저 학령인구 감소와 직결된 수능 응시생이 줄어들었다. 2021학년도 수능 응시원서 접수 결과 전국 수능 지원자는 총 49만 3433명으로 1년 전인 2020학년도(54만 8734명)보다 10.1%(5만 5301명) 감소했다. 수능 제도가 도입된 1994학년도 이후 수능 지원자가 역대 최소로, 50만 명 밑으로 내려온 것이다.
대전 역시 수능 응시생이 1만 5074명으로 지난해(1만 6888명)와 비교해 10.7%(1814명) 감소했다.
이는 고스란히 신입생 충원율의 하락세로 이어졌다. 대학알리미를 통해 대전권 대학들의 2021년 신입생 충원율을 살펴보면 신입생을 모두 채운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예고된 학령인구 절벽이 현실로 다가온 셈이다.
이처럼 갈수록 어려운 상황에 놓이며 대학들은 생존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정원 미달 학과의 정원을 줄이는 것은 물론 경쟁력을 상실한 학과를 아예 폐지하는 과감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경쟁력 있는 학과의 정원은 늘리고, 미래 성장산업에 인재를 공급할 새로운 학과를 신설하기도 했지만, 대학들의 어려움은 여전하다.
결국, 이제는 대학들에게 혹독한 구조 조정만 요구해서는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들다는 얘기다.
최근 이 같은 위기를 벗어날 대책으로 '대학 간 통합'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일부 국립대들은 장기적인 생존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주변 대학을 합쳐 생존을 모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교육부 2단계(2022~ 2024년) 혁신지원사업 기본계획을 살펴보면, 대학 자율 혁신에 기반한 적정규모화 추진 및 부실대학 구조개혁이라는 강력한 대학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자발적인 선제적 통합을 통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게 정부의 큰 그림이다. 물론 고통도 뒤따른다.
하지만 지역 국립대의 지금 현실은 그야말로 절박하다. 입학시험에 합격하고도 등록을 하지 않아 모집정원을 채우지 못하는가 하면, 기껏 입학했던 학생도 휴학하고 자퇴해 그동안 걱정해온 지역대 공동화 현상이 현실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대학들이 대학의 위기 요인인 학령 인구 감소가 교육 패러다임 변화를 이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여기에 학문·연구 중심 대학 등 대학 나름의 확실한 지향점을 가지고 '생존 플랜'을 내놓아 경쟁력을 키워줘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의 위기는 이미 예견돼 있었다. 첫째로 정부 차원에서 지역균형발전 정책과 연동한 대학의 종합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여기에 하나의 생존 플랜으로 떠오른 통합을 보면, 과거 통합은 대학이 자체적인 계획, 특성화를 통한 통합이었다면, 지금은 생존을 위한 통합이다. 기계적인 통합이 아닌 학교 발전방안 논의 등 여러 사안과 관련해 대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수영 기자 sy87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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