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만 해역 현황도 : 충청남도(사진 빨간색)와 경기도(노란색)의 경계인 아산만 해역 모습. 사진=당진해양발전협의회, 당진시개발위원회 제공 |
오래 전부터 충남도와 경기도의 경계인 아산만 해역 중 90% 이상이 경기도에 편중돼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많았다.
특히 지난해 2월 당진항 매립지 대법원판결 이후 해상 도계가 관습적 해로(수심이 깊은 갯골)나 어업권보다는 연접성이나 접근성을 중요시하면서부터다.
이에 아산만 중앙항로와 육지로부터의 등거리 원칙 등을 적용해 그동안 불합리했던 해상 도계 재설정을 서둘러야 한다는 여론이 빗발치고 있다.
충남도민과 당진시민들은 이 같은 원칙을 적용할 경우 경기도 국화도와 입파도 등이 충남도로 편입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들떠있다.
실제로 시 신평면 어민들은 1970년대부터 해상 도계를 기준으로 서해대교 아래 바다에서 김, 바지락 양식장을 비롯한 각종 어업허가를 받은 후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어로행위를 해왔다.
이들은 수심이 깊은 갯골(해로)을 기준으로 경기도 어민들과 서로 다투며 경계 삼아 황금어장을 생계의 터전으로 관리해 온 것.
하지만 이 어장과 인근 바다를 매립한 당진항 매립지가 평택시와 방조제로 연결됐고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빼앗겼다.
반면 행정구역은 경기도 화성시이지만 생활권은 당진시인 국화도는 정반대다.
경기도 화성시 우정면 매향리 포구에서 국화도까지는 18㎞로 1시간 거리지만 2.5㎞ 떨어진 충남 당진시 석문면 장고항에서 어선으로 10분 거리다.
당진시 석문면 어민들이 2.5㎞ 떨어진 국화도 앞바다에서 어로행위를 하다 적발되면 불법 어로행위로 벌금을 부과한다.
그러나 국화도 주민들은 주민세 등 각종 세금은 경기도 화성시에 납부하면서 전기나 생활용수, 생필품 등은 충남 당진시에서 공급받거나 구매한다.
이 같은 불합리한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 최근 아산만 중앙항로와 육지로부터의 등거리 원칙 등을 적용해 해상 도계를 재설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또 과거 해상 도계가 양안을 중심으로 수심이 깊은 곳을 기준으로 경계가 설정된 근거라면 지금은 당진·평택항의 중앙항로가 수심이 가장 깊고 이 항로를 기준으로 명확하게 나눠졌기 때문에 도계는 당연히 이를 기준으로 재설정돼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여론은 경기도가 오래전부터 아산만 해역의 90% 이상을 독차지할 수 있었던 근거인 해상 도계를 무시한 채 당진항 매립지를 빼앗아간 행위에 대해 충남도민과 당진시민들의 자존심과 부정적 감정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병성 당진해양발전협의회 자문위원은 "당진항 매립지 대법원판결 이후 해상 도계가 관습적 해로나 어업권보다는 연접성·접근성에 의존하고 있다"며 "준설로 수심이 가장 깊은 중앙항로나 육지로부터의 등거리 원칙 등 명확한 기준을 적용해 해상 도계를 재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종식 전 시 개발위원회 위원장은 "일제시대부터 아산만 해역의 90% 이상이 경기도에 편중돼 당진지역 어민들이 큰 손해와 불편을 겪어왔다"며 "국화도 주민들의 편리한 생활권을 배려한 행정구역 개편과 연계해 정부가 직접 나서 해상 도계 재설정을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아산만 해상 도계를 재설정하면서 썰물 시 노출되는 석문방조제 앞 길이 15㎞, 폭 2~5㎞, 높이 15m의 모래톱인 중앙천퇴(5250만㎡ 추정)를 충청남도와 경기도가 세계적인 해상도시나 해양정원으로 공동개발해 양안의 과거 분쟁의 역사를 청산하고 상생발전의 상징물로 후손들에게 물려주자는 의견이 제기돼 눈길을 끌고 있다. 당진=박승군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