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캐스팅보트는 양측이 팽팽하게 대립할 때 어느 한쪽 손을 들어줘 승리를 결정하는 역할을 뜻하죠. 그동안 충청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온 건 사실입니다. 아무래도 지역주의 성향이 강하게 작용하던 과거 선거에서 충청은 절묘하게 균형을 맞췄습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충청 표심에 많은 수식어가 붙게 됐죠. 민심의 바로미터, 정치 풍향계 같은 말이 대표적입니다. 자연히 충청의 선택에 승자가 결정된다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과는 조금 다릅니다. 외지로부터 인구 유입이 늘고 지역주의가 옅어지면서 충청 민심이 '수도권화'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최근 선거에선 표가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Q. 중앙 정치에서 충청 정치가 갖는 입지 또는 위상, 정치력은 어느 정도 수준인지 궁금합니다.
A. 지역 정당이 사라진 충청 정치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양분하고 있습니다. 중앙과 지방 권력을 놓고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죠. 이런 이유로 두 정당과 소속 정치인들은 저마다 지역발전 적임자를 자처합니다. 중앙에서 충청 정치의 위상과 입지는 비교적 높습니다. 국회의원 가운데 3선 이상 다선들이 많기 때문이죠. 하지만 잘 뭉치지 못하는 약한 응집력은 아쉬운 부분입니다.
Q. '충청대망론', 또 다른 지역갈등을 유발하고 구시대적 논리라는 비판도 있는데요. 충청대망론의 실체는 무엇인가요?
A. 충청대망론은 충청 출신 대통령을 배출해야 한다는 정치적 용어입니다. 일종의 지역주의이기도 하죠. 지역에서도 때 지난 이야기라며 대망론에 거부감을 내비치는 이들이 적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호남에 밀려 정치 변방에 머물렀던 지난날과 이로 인한 정치적 소외, 주류 정치세력으로 거듭나자는 욕구가 한데 뭉쳐 표출된 게 대망론의 실체이기도 합니다. 결국 충청 정치와 대망론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셈이죠.
Q. 그렇다면 충청대망론은 실현 가능할까요? 앞으로 충청 정치의 과제, 나아갈 방향이 있다면요.
A. 사실 충청대망론은 19대 대선 이후부터 시들해지고 있습니다. 당시 인물과 명분, 지역의 우호적 여론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졌지만, 무위에 그치고 말았죠. 이후 충청을 대표할 리더 격의 인물은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지역별로 여론도 갈려 하나로 뭉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그럼에도 충청 정치는 전진해야 합니다. 정치도 무한 경쟁입니다. 힘이 없으면 밀려나기 마련이죠. 고로 정치는 지역발전과 직결됩니다. 지역주의를 입힌 대망론의 프레임을 영호남 패권정치 탈피를 주장하는 대승적 차원으로 재설정하고 지역 정치인들이 한데 모여 힘을 키워야 합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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