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경찰청이 30일 2001년 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피의자 검거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30일 대전경찰청 중요미제사건 전담수사팀은 2001년 대전 둔산동 국민은행 권총 강도살인 사건의 수사결과 브리핑을 사건 발생 21년만에 개최했다. 오랫동안 범인이 누구인지 모르던 사건을 해결하는 단서는 도주차량 보조석에 놓인 손수건에서 나왔다. 당시 수집된 손수건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결과 인적사항은 알 수 없는 남성의 유전자(DNA)정보를 발견했다. 경찰은 손수건에서 추출된 유전자정보를 가지고 경찰 DNA 데이터베이스와 비교한 결과 2015년 충북의 한 불법게임장 현장에서 채집된 담배꽁초에 묻은 DNA와 일치한다는 결과를 2017년 10월 확인했다.
대전경찰은 2015년 단속했던 충북 불법오락실 출입자 중에 2001년 은행 강도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있는 것으로 보고 오락실에 출입한 이들을 하나씩 비교하는 과정을 밟았다. 종업원과 손님, 건물관리인 등 오락실에 다녀갔을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은 총 1만5000명이었다. 5년 동안 확인하는 과정을 하나씩 밟은 끝에 2022년 3월 동일한 유전자의 이정학을 유력한 용의자로 특정할 수 있었다. 이정학에 대해 과거 행정과 주변인 조사, 검찰과 공조한 보강수사 끝에 8월 25일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 후 공범에 대한 진술을 확보해 나머지 이승만까지 체포할 수 있었다.
두 피의자를 구속해 수사한 결과 2001년 1월 10일 대전 대덕구 비래동에서 순찰 중인 경찰을 차량으로 들이받아 권총을 탈취한 뒤 그해 12월 경기도 수원 영통동에서 승용차를 훔치는 등 사전에 치밀한 준비를 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2001년 12월 21일 오전 10시께 서구 둔산동 국민은행 지하1층 주차장에서 현금을 지키려 저항하는 은행 직원(45)에게 권총을 발사해 숨지게 하고 도주 차량에 불을 지르고 총을 바다에 버려 증거를 인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들을 강도살인 혐의로 입건하고 추가 공범이 있는지 여죄를 파악하고 있다.
대전경찰청 백기동 총경은 "끈질긴 수사 끝에 실체를 밝힌 만큼 검찰과 협력해 원활한 공소유지가 이뤄질 수 있도록 보강수사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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