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행정협의회가 29일 세종에서 개최됐다. 사진=이성희 기자 |
충청권보다 앞서 추진된 부산과 울산, 경남(부울경)과 대구·경북(대경)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같은 정당 소속의 시·도지사지만, 이해관계가 얽히면서 사실상 지역 간 경쟁으로 비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울경과 대경의 전철을 밟고 있는 충청권 역시 추진 과정에서 적잖은 이견과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만큼, 이를 어떻게 극복해낼지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물론 민선 8기 4개 시·도의 배려와 융합력을 발휘한다면 오히려 부울경이나 대경을 앞서 메가시티 선도도시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어 반전의 기회로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29일 취재 결과, 부울경 메가시티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메가시티가 완성이 되더라도 중심도시가 부산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경남과 울산의 걱정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경남이 8월말 용역 결과에 따라 메가시티 추진 여부를 결정하고, 울산도 인근의 경북 포항과 경주 등 동해권 라인(해오름동맹)과 우선 추진해보고 향후 메가시티 합류를 결정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대경은 이미 좌초된 배다. 올해 3월 행안부가 승인해 메가시티 광역행정기획단이 출범했는데, 홍준표 대구시장이 취임하면서 광역행정기획단이 폐지·해산됐다. 대구시는 메가시티를 전제로 추진해온 대구와 경북의 협력사업을 실·국에서 추진하는 방향으로 전환된 상태다.
충청권은 후발주자이다 보니 부울경과 대경의 전철을 밟아선 안 된다는 명확한 명제가 주어진 상황이다. 이날 충청권 4개 시·도지사가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과 운영방안에 합의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4개 시·도지사는 특별지자체의 명칭을 ‘충청권 특별연합’으로 하고 단일 사무소를 설치하며 산업경제와 광역교통, 재난환경, 문화관광 등 4개 분야 사업과 산림청, 국토관리청, 행복청 등 특별행정기관 업무 이관을 우선 검토하기로 했다.
또 충청권 특별연합 단체장의 임기는 1년으로 하면서 설립 과정에서 권력 다툼을 차단했다. 충청권 특별연합의 의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인구 등을 고려해 규모와 배분방식을 결정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기로 합의했다.
대전시 고위 관계자는 "충청권 행정협의회에서 특별지자체 설립 연구용역 결과를 보고받았고, 4개 시·도지사 모두 특별한 이견이 없었다. 충청권 특별연합 출범을 위해 '합동추진단'을 구성하기로 했고 행안부 협의와 승인을 거쳐 10월이나 11월 내에 구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해미 기자 ham7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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