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상류인 충북 옥천군 군북면 추소리의 대청호에서 집중호우로 떠밀려 온 쓰레기와 녹조 제거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사회적협동조합 금강 제공) |
28일 금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충북 보은군 회남면 일원의 회남수역에서 올 여름 첫 조류경보가 발령됐다. 조류(Algae)는 먹이사슬의 1차 생산자로서 수생태계의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남조류 중 일부는 냄새물질이나 미량의 독소를 배출한다. 환경부는 마이크로시스틴, 아나베나 등 4종을 유해남조류로 지정하고 대청호 취수원 인근 문의·추동·회남수역에 남조류 발생을 경고하는 조류경보제를 1998년부터 시행 중이다. 대청호는 1999년과 2014을 제외하고 매년 최소 14~90일간 조류경보가 발령됐을 정도로 취약하며, 유해남조류가 여름철 충청권 식수원 관리에 제일 큰 과제다.
특히, 올해는 옥천 소화천의 추동수역에서가 아니라 회남수역에서 가장 먼저 녹조가 퍼졌고, 발생 규모가 어느 때보다 높아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여름 대청호 조류는 7월 말 대청호 상류 옥천군의 서화천에서 녹조 증식 후 8월 12일 청주 문의수역 그리고 9월 28일 대전 동구 추동수역에서 경보가 발령돼 회남수역을 빗겨간 채 10월 20일 일괄 해제됐다.
회남수역에서는 2017년 8월 21일 유해남조류 세포수 20만6126개/㎖으로 조류경보제 시행 이후 최고 악화된 적이 있으나 이때도 7월 24일 4594개/㎖에서 한 달 가까이 단계적으로 상승하며 이에 대응하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회남수역에서 8월 16일 유해남조류 세포수 3412개/㎖에서 8월 22일 13만9682개/㎖까지 엿새 만에 40배 폭증한 것으로 유독 빠르고 높은 수준이다. 올여름 대청호 주변에 강우량이 7월말까지 평년대비 75% 수준으로 적었으나, 283㎜에 이르는 폭우가 8월에 집중되면서 유해남조류가 단시간에 번식하는 결과를 초래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회남수역의 수온은 섭씨 21도 수준으로 여전히 녹조가 번식하기 나쁘지 않은 환경으로 육지의 영양물질이 빗물을 타고 계속 유입된다면 녹조는 더욱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금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폭우를 타고 식물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는 영양물질이 대청호에 대량 유입되면서 회남수역에서 유해남조류가 크게 번식한 것으로 분석된다"라며 "관계 기관과 사전에 협의를 마쳐 올해 새롭게 도입한 녹조제거선을 전진배치하고 녹조 차단막을 추가 설치해 주변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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