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친환경차 전환 시대… 위기의 내연기관차
(중) 자동차 대체부품시장 '애프터마켓' 주목
(하) 영세 부품업체 제품 브랜드화 전략 필요
탄소중립이 글로벌 아젠다로 떠오르면서 전 세계 자동차 기업들은 친환경차량 생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매연이나 미세먼지를 배출하지 않는 미래차(전기·수소·자율차) 전환사업은 우리에게 더 나은 환경을 제공하겠지만, 그 이면에는 그림자도 있다. 현재 내연기관 부품을 제조하고 있는 영세한 중소기업들이 급변하는 산업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중도일보는 '충남 車부품육성산업 실태점검' 시리즈를 통해 도내 자동차부품업계의 실태를 진단해 본다. <편집자 주>
전기자율주행차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미국의 테슬라를 시작으로 포드, GM은 물론 독일의 벤츠, BMW, 아우디, 폭스바겐, 국내기업인 현대차 그룹까지 세계적으로 전기차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각국 별로 시행되고 있는 탄소중립이라는 흐름에 부응하기 위해 전기·수소차 등 미래차 산업 전환을 생존전략으로 세운 지 오래다.
이처럼 미래차 산업이 가속화되면서 내연기관차는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글로벌 기업 중 일부 기업은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는 '친환경차 올인 전략'을 세웠고, 일각에서는 2030~2040년이면 내연기관차를 생산하는 완성차 업체가 없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동안 탄소중립에 큰 관심을 보여왔던 충남도 역시 수소차를 포함해 미래차 전환에 적극 지원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산업의 메카인 충남은 아산지역을 중심으로 서북부권에 중소기업들이 밀집해있으며, 지난해 기준 591개의 부품업체가 가동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른 종사자 수는 4만1166명에 달하며, 자동차 생산액 또한 22조8116억원으로 경기도와 울산시에 이어 전국 3위에 해당한다.
이를 반영해 도는 지난 3월 미래차 전환 추진계획을 수립, 도내 자동차 부품기업 200곳을 미래차 전환기업으로 선정·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미래차 전환은 엄두조차 못내고 있는 영세한 내연기관차 부품 제조사들이다. 도내 엔진이나 자동변속기(트랜스미션) 등 내연기관차 부품 제조업체는 109곳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도내 전체의 약 18%에 달하는 수치로, 업체 종사자와 그의 가족까지 포함할 경우 1만명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10여 년 뒤면 퇴출이 예상되는 산업인만큼, 해당 종사자들은 앞으로 살길이 막막하기만 하다. 이들은 미래차 산업 전환이라는 대명제에는 동의하지만, 지자체의 정책 지원으로 탈출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래차 전환 직접 지원대상에서 제외된 영세한 중소기업들은 아직까지 내연기관차 시장이 건재한 베트남 등 동남아 시장으로 수출할 수 있도록 충남도 차원에서 지원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석원 한국자동차부품협회 명예회장은 "전북·경기도 등 타 지자체와는 달리 충남은 사각지대에 놓인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에 대한 정책이나 자금 지원이 인색한 편"이라면서 "특히 도에서는 대기업과 그 계열사인 1차 밴더사에 대한 미래차 전환기업에만 지원하고 있다"고 현 실태를 꼬집었다. 이어 "대기업은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원하지 않아도 망하지는 않는다"면서 "현장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한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내포=김흥수 기자 soooo0825@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