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는 전국 최초로 기업투자를 위한 펀드와 저금리 여신을 아우르는 공공형 복합 금융기관인 가칭 '대전 투자청' 설립을 추진한다. 지역 유망기업의 자금 접근성을 높이고, 성장을 돕기 위한 하나의 정책이다. 기업금융 중심 은행 설립 이전 단계로, 법인 흡수를 통해 통합 운영을 위한 첫발이다. 500억원의 공적 자금을 출자해 2023년 대전투자청 개청까지 700억원의 설립 자본금을 확보한다는 게 시의 구상이다.
대전투자청은 여신금융전문업법 상의 신기술금융회사 형태다. 신기술을 사업화한 중소기업에 투자 또는 융자를 해주는 금융회사를 말하는데, 200억 원 이상의 자본금과 금융위원회에 등록해야 한다. 대전투자청 출자금은 500억 원으로, 일반 회계 예산 투입 없이 기존 펀드 회수금과 중소기업 육성기금 일부를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기업금융 중심은행 설립 전까지는 1000억 원 규모로 확대 예고했다.
기업 투자 계획을 선제적으로 파악하고, 첨단 기업이 들어설 산업용지 500만평 확보 계획안도 눈여겨볼만하다. 대상지 선정 이후 나노반도체 집적단지 조성과 글로벌 플랫폼 산업단지 조성 등과 같은 공약 사업 매칭과 대기업 유치가 계획된 만큼 지역 중소기업과의 협업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자금줄 확보와 부지 확보는 기업은 커나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됨을 의미한다. 대전은 대덕특구와 R&D 역량이 밀집됐고, 이런 지역 특성을 살려 성장세를 도모할 수 있다. 이른바 기업들의 '체급 올리기'가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강소기업의 발전은 곧 대전 지역경제 성장으로 이어진다. 지역에 뿌리를 둔 기업이 전국각지로 뻗어 나갈 수 있는 핵심이 될 수 있다. 지역 최초를 넘어서 전국 최초 타이틀이란 수식어를 가진 크고 작은 기업들의 성장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 기업이 커나가면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가 자동적으로 따라오기 마련이다.
단, 지원을 필요로 하는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적재적소로 필요한 지원을 해야 한다. 지역 경제계는 흙 속에 진주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자격 요건만 갖춘다고 해서 자금과 지원이 이뤄진다면 정말 필요로 하는 기업이 지원받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갈수록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는 현 시점에서 여러 지원정책이 수반된다면 기업이 커나갈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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