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서산 부석사 금동관음보살상 소유권 분쟁이 진행 중인 가운데 2018년 8월 대전 유성구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스님과 관계자가 불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중도일보DB) |
대전고법 민사1부(재판장 박선준)는 17일 오후 2시 대한불교조계종 부석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유체동산인도 소송의 항소심을 속행했다. 6월 15일 기일에 일본 쓰시마(대마도)의 사찰 간논지(觀音寺·관음사)의 다나카 세쓰료 주지승이 법정에 출석해 10년내지 20년의 자주점유에 따른 불상의 시효취득 완성을 주장한 바 있다. 다나카 주지승은 이날 법정에 출석하지 않은 채 8월 5일 준비서면을 제출해 지난 기일 때 주장했던 시효취득 주장에 대한 이유를 재차 주장했다. 일본 사찰 간논지는 준비서면을 통해 1953년 종교법인으로 등록한 시점으로부터 소유 의사를 갖고 10년간 평온·공연하게 불상을 점유함으로써 소유권을 취득했다고 주장했고,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확대해도 점유취득의 시효 완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종관이 1526년 조선에서 수행 중 불상을 물려받아 다음 해 일본으로 가져와 간논지를 창건해 봉안한 시점부터 시효취득을 시작했다는 주장을 함께 펼쳤다. 이에 대한 전제로 외국과 밀접하게 관련된 사건을 판단할 때 해당 부동산이 있던 소재지법을 적용하는 국제사법 관례에 따라 대전고법도 이번 사건에 일본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날 법정에는 NHK와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언론에서도 취재를 벌였다.
이에 대해 원고 부석사는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우정 김병구 변호사를 통해 소유권을 다투는 불상은 문화재로써 오랜 기간 점유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대상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 국제사법에서 어떤 행위가 완성된 동산 또는 부동산의 소재지법에 따른다고 규정함과 동시에 외국법이 지정되는 경우에도 대한민국 법의 강행적 적용도 규정하고 있어 일본민법을 적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일본 간논지 측이 주장하는 점유취득 개시 시점을 1953년 또는 1526년 중에 명확하게 정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종교법인 설립 이전과 이후의 간논지가 동일체인지 지위 확인을 요청했다. 또 문화재에 대해서 일본법은 점유취득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검토해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10월 26일 갖기로 하고, 이때 심리를 종결할 수 있다는 의사를 피력했다.
부석사 법률대리인 김병구 변호사는 "부석사 불상은 역사적·종교적 보존되어야 할 우리 문화재임이 분명한데 이미 대법원뿐만 아니라 미국 법원에서도 문화재의 시효취득을 인정하지 않은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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