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물가가 최대치를 기록하며 외식이 불가피한 직장인들의 점심 풍속도 달라지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외식가격 오름세는 지난해와 비교해 보면 차이를 더 실감할 수 있다. 7월 16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 통계에 따르면, 칼국수 한 그릇은 7400원으로 전년보다 23% 인상했다. 비빔밥은 9700원으로 전년 대비 11% 올랐고, 삼계탕은 14200원으로 지난해보다 10% 비싸졌으며, 냉면은 9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8% 상승했다. 8월에는 이상기후까지 겹쳐 농수산물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음식 가격 상승에 이어 커피값도 들썩이고 있다. 스타벅스는 올해 1월 아메리카노 가격을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인상했으며, 같은 기간 투썸플레이스도 커피·음료 21종의 가격을 10%가량 올렸다. 빽다방 역시 음료 22종의 가격을 지난 4월 상향 조정했다. 이는 극심한 가뭄과 한파 등 기후위기로 생산량이 줄고,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물류비용이 크게 오르면서 커피 가격이 오른 데 따른 상승세로 풀이된다. 생계비 가운데 식비가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엥겔계수'도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월 현대경제연구원이 조사한 우리나라 엥겔계수는 지난해 기준 12.86%로 2000년 이후 21년 만에 최고치다.
가파른 물가 상승이 이어지면서 절약 움직임으로 '짠테크(불필요한 낭비를 막는 일)'나 '무지출 챌린지'도 관측된다. 대전 중구에 사는 직장인 A 씨(29)는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서 점심 한 번 먹으면 만원이다"며 "식당에 가면 가격표부터 보게 되고 비교적 저렴한 음식을 주문하는 편"이라고 토로했다. 대전 대덕구에 사는 전업주부 B 씨(40)도 "가계지출을 조금이나마 아끼려고 남편에게 점심 도시락을 싸주는데 재료마저도 너무 비싸다"며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천청부지로 올라 한여름 무더위에 에어컨 켜기도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오는 추석 명절을 대비하기 위해 11일 비상경제민생회의를 열고 고물가에 성수품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유나 기자·윤주원 수습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