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기업 성정 '꿈 접히나'...이스타항공 재운항 차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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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지역기업 성정 '꿈 접히나'...이스타항공 재운항 차질

AOC 발급 지연으로 운행 못하는 이스타항공
국토부 회계자료 허위제출 문제로 수사 의뢰
이스타항공 "재운항 허가부터 해달라" 요구

  • 승인 2022-08-07 16:36
  • 수정 2022-08-07 20:51
  • 신문게재 2022-08-08 1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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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DB

[긴급 진단-벼랑 끝에 선 지역기업 '운명은']
 

(상)날개 꺾인 '이스타항공'
(중)이스타항공과 국토부 '진실게임'
(하)이스타항공 '활주'에 희망을 주자

충청지역 중견 건설업체 '성정㈜'이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면서 재계는 물론 지역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충남 부여에 본사를 두고 주로 골프장 관리, 부동산 개발업 등을 해 온 재계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성정㈜'의 도전에 제동이 걸렸다. 기업회생 절차를 마치고 '이륙'을 앞둔 이스타항공에 국토교통부가 발목을 잡았다. 이로 인해 이스타항공은 물론 지역기업 '성정㈜'에도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중도일보는 '꿈'에 도전해 위기까지 맞은 지역 기업의 현 상황과 해법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긴급 진단-벼랑 끝에 선 지역기업 '운명은']
(상)날개 꺾인 '이스타항공'

충청기업 '㈜성정'이 인수한 이스타항공이 기업회생 절차를 마친 지 5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항공운항증명(AOC)을 받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를 이어가고 있다. 일종의 안전 면허인 AOC가 있어야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 6월 3일 AOC 발급 심사의 최종 관문인 비상탈출 시험까지 성공적으로 통과했지만, 두 달 넘게 심사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국토부가 이스타항공을 상대로 '회계자료 허위 제출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직접 브리핑을 할 정도로 국토부는 사안을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

 

원 장관은 7월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에서 이스타항공의 '고의성'을 강조하며 "국토부의 항공운송사업 면허 업무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의뢰를 통해 철저히 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이스타항공이 지난해 11월 '성정'에게 인수된 이후 변경면허를 신청하면서 허위 회계자료를 제출했다고 판단했다. AOC 발급 심사가 미뤄지고 있는 결정적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다. AOC 발급 과정에서 항공사의 재정 상황이나 법률문제가 있는 경우에 해당 돼 이스타항공에 대한 AOC 검토는 중단된 상태다. 

 

원 장관은 "허위로 발급받은 면허는 무효가 된다"면서 "변경 면허가 유효해야 그 이후에 AOC 후속 절차가 성립되는데 전제가 허위였다면 이후 절차는 논할 이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직원 500여 명 대부분이 1년 넘게 임금을 반납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으로선 수사로 인해 사업이 지연되는 게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매달 항공기 리스비, 인건비, 재운항 대비 훈련비 등으로 50억원 가량의 고정비를 지출하고 있어 재무 부담도 늘고 있다. 항공 성수기인 7~8월도 재운항 지연으로 지나가면서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이르면 9월 말에 저비용항공사(LCC)에 대한 정부의 고용 유지 지원금 지원이 종료될 예정이란 점도 이스타항공을 압박하고 있다. 이스타항공으로선 '경찰 수사' 결과를 떠나 수사가 이뤄지는 기간 동안 영업을 할 수 없어 막대한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비행기 한번 띄어보지 못하고 문을 닫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오랜 기간 경영난을 겪어온 이스타항공은 '성정'이 인수할 당시 자본잠식 상태로 부채만 2500억원에 달했다. 이런 회사를 충남 부여에 본사를 두고 골프장 관리·부동산임대업체인 성정이 인수자금 700억원과 운영자금 387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11월 인수했다. 

 

성정을 이끌어온 형남순 회장은 충청권 자수성가 기업인으로 본인의 오랜 꿈에 도전을 결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형 회장은 앞서 2007년 이스타항공 인수와 2010년 티웨이항공 전신인 한성항공 인수에 나서는 등 평소 항공업에 대한 의지가 강했다. '성정'의 자본력으로 힘든 여정이 될 것이라는 재계의 우려하는 시선이 컸지만, 형 회장은 이스타항공의 기업회생 절차를 마무리 짓는 등 재운항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그러나 '허위 회계자료 제출 의혹'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큰 위기를 맞았다. 더욱이 성정은 이스타항공을 인수하며 재무구조에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한 관계자는 "이스타항공은 정상적인 영업 활동의 개시가 늦어질 경우 항공기 도입 등 모든 절차의 차질이 불가피해 심각한 경영상의 어려움에 처할 수 있다"면서 "수사를 하더라도 재운항을 허가한 뒤 절차를 진행해주길 바란다"며 호소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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