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직장인 강 모(53·대전 서구) 씨는 꾸준한 주택담보대출 금리 인상에 쥐고 있던 목돈을 원금으로 갚았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연내 7%대 금리에 도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자 불안함에 선택한 차선책이다. 강 씨는 "월급은 그대로인데 빠져나가는 이자가 커져 어려움이 크다"며 "목돈을 쥐고 있어야 마음이 편하지만, 당장의 급한 불은 꺼보자는 심경으로 일부 상환했다"고 토로했다.
올해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신용·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자 대전 금융소비자들의 빚 상환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최근 5개월간 지역 시중은행 가계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이 마이너스 기조를 보이고 있고, 1년 전과 비교해도 대출 잔액이 줄어들며 감소세가 지속된다.
2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의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5월 대전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575억 원 감소한 19조 4676억 원으로 올해 들어 매월 감소세를 유지 중이다. 1~5월 가계대출은 총 5534억 원 줄었고, 1년 전 잔액과 비교하면 2.4% 감소했다. 2021년 1월 19조 4909억 원 이후 최저점이다. 주택담보대출도 하락세가 이어진다. 가계대출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잔액은 5월 317억 원 감소한 13조 1940억 원으로 집계됐다. 1~5월 총 1867억 원 하락했고, 1년 전보다는 0.1% 감소하며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2021년 4월 13조 717억 원을 기록한 이후 최저점을 나타내며 꾸준한 하락세가 이어진다.
대출 잔액이 하락한 데는 기준금리 인상 요인이 컸다. 제로금리에서 급격하게 기준금리가 올랐기 때문이다. 2020년 3월 기준금리는 0.50%포인트 하락한 0.75%로 내려앉은 이후 2020년 5월 0.25%포인트 추가 인하되며 0.50%를 2021년 7월까지 유지했다. 이어 2021년 8월 0.25%포인트 올린 0.75%로 기준금리가 인상된 이후 2021년 11월 1%로 인상했다. 그사이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은 지속적인 하락세를 이어갔고, 주식과 부동산 등의 투자 열풍이 불면서 신용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가계대출은 급격하게 증가했다. 지역 가계대출이 2021년 10월 20조 3692억 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것도 이 같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담보대출도 당시 13조 6326억 원으로 최근 들어 가장 높은 대출 잔액을 보였다. 현재 기준금리는 올해 1월과 4월, 5월 각 0.25%포인트씩 인상했으며, 7월에만 0.50%포인트 올리며 연 2.25%다.
지역의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연내 3%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신용대출과 주담대 중도상환 수수료 등을 물어보는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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