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변호사 늘어도 무변촌 그대로 ③기억 남는 법조인 뿌리찾기 시급
법학전문대학원을 이수하고 변호사 시험을 합격한 사법인재 중 상당수가 타지역에서 사법서비스에 종사하고 있다. 사진은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
박 변호사는 "변호사시험에 합격해도 실무수습을 받을 규모 있는 로펌이 적어 어쩔 수 없이 타지역으로 나가게 되는 측면도 있다"라며 "대전은 세종과 더불어 법률시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돼 분사무소 방식으로라도 진출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대전지방변호사회 전체 변호사 중 절반이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일 정도로 로스쿨이 사법시험을 대체하는 유일한 법조인 양성제도로 정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충남대로스쿨에서 양성된 사법 인재 상당수가 수도권으로 빠져나가고 있고, 여전히 소송에서만 변호사가 보일 뿐 직역 확대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1일 중도일보가 집계한 결과 대전과 충남·세종에 등록된 변호사 676명 중 310명(45%)이 법학전문대학원을 이수한 로스쿨 변호사로 조사됐다. 2009년 도입된 로스쿨 제도는 2017년 폐지된 사법시험을 대체하는 유일한 법조인 양성 교육과정이다. 2012년부터 졸업생 및 변호사시험 1회 합격자를 배출하기 시작해 최근까지 11차례에 1만 7761명의 변호사를 양성했다.
특히, 충남대로스쿨을 이수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변호사가 최근 기준 127명으로 집계돼, 사법 인재의 유출이 심각한 수준일 것으로 추정된다. 충남대로스쿨은 입학정원 100명 규모이면서 2022년도 11회 변호사시험에서만 10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을 정도로 우수 법조인이 배출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충남대로스쿨 출신 지역변호사가 127명에 그쳐 그동안 지역에서 양성된 신규 법조인 대부분은 수도권 등 타지역으로 유출된 것으로 여겨진다.
대전변호사회 한 회원은 "서울지방변호사회 등록 변호사는 2만3905명으로 전체 변호사 3만1823명 중 75%를 차지한다"라며 "수도권 쏠림현상의 하나로 사법시장도 서울 중심으로 크게 기울었고, 지역 인재를 흡수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세종시에 23개 중앙행정기관이 입주했고, 대전에 특허법원이 있음에도 여전히 중요 행정 송무를 서울 로펌에 빼앗기고 지식재산권 전문인을 양성하지 못한 것은 지역 변호사계의 노력 부족으로 지적됐다.
충남대 로스쿨 관계자는 "지방분권을 위해 세종시를 조성하고 행정과 정책의 무게 중심을 지방으로 옮겼으나, 사법 서비스는 여전히 서울에 의존하고 지방은 보이지 않는다"라며 "사법 전문성을 바탕으로 변호사가 기업 실무를 담당할 정도로 전문성을 높이고, 기업과 함께 해외진출까지도 시도해 직역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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