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타운 과밀 무변촌은 여전…"주민 밀착형 사법서비스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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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타운 과밀 무변촌은 여전…"주민 밀착형 사법서비스 어려워"

대전 변호사 434명 중에 둔산 밖 사무소 11명 그쳐
태안, 서천 등 충남 4곳 변호사 없어 수도권 유출
"특정 장소 밀집도 높고 생활밀착형 서비스 없어"

  • 승인 2022-07-20 17:32
  • 수정 2022-07-20 17:42
  • 신문게재 2022-07-21 1면
  • 임병안 기자임병안 기자
[긴급진단] 대전 변호사 74년 현주소 1 변호사 늘어도 무변촌 그대로

②로스쿨 직후 떠나는 사법 인재 ③기억 남는 법조인 뿌리찾기 시급

대전지방변호사회가 7월 20일 창립 74주년을 맞았다. 1948년 변호사 12명이 모여 인권옹호와 사법정의 실현을 다짐해 출범한 대전변호사회는 이제 대전과 충남·세종에 변호사 회원이 676명까지 늘었다. 공공성을 지닌 법률 전문직의 지역 변호사업계를 점검하고 나아갈 방향을 진단한다. <편집자 주>

법조
대전 둔산동 법조타운에 변호사 간판이 가득하다. 그러나 이곳에서 한 발짝 벗어나면 변호사 없는 도시가 된다. /사진=임병안 기자
개업 1년 차를 맞은 강재규(37) 변호사는 서구 둔산의 법조타운을 벗어나 유성 궁동에 사무소를 차렸다.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공유오피스의 사무실을 빌려 마련한 강 변호사의 법률사무소는 인근의 대학생들이나 주민들이 골목을 오갈 때 찾아올 정도로 문턱이 낮기로 유명하다. 가족 간의 상속분쟁이나 보이스피싱 피해를 주로 상담하나 사건을 직접 수임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그러함에도 이곳에 법률사무소를 계속 운영하는 이유는 대학 강연활동을 병행하고, 주민과 가까운 변호사가 되겠다는 뜻에서다.



강 변호사는 "사무실이 있는 곳이 대학가이다 보니 어떻게 알았는지 학생들이 찾아와 법률 고민을 상담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며 "주민들이 이웃집같이 여겨 사건을 소개해주고 의뢰인과도 신뢰 속에 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전에 등록된 변호사 중 97%가 법원이 있는 둔산 법조타운에 사무실을 운영 중이고, 충남 4개 군에는 등록된 변호사가 없는 무변촌(無辯村)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지방변호사회의 회원 명단을 통해 집계한 결과 대전에 등록한 변호사 434명 중에 404명이 둔산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 중이다. 공기업이나 학교 법률팀 등의 소속변호사를 제외하고 둔산이 아닌 곳에 법무법인 또는 법률사무소를 운영 중인 변호사는 14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계룡대 군사분야나 연구단지의 벤처기업에 법률 서비스를 전문하는 변호사들이 유성 신성동이나 도룡동에 사무소를 마련하는 추세다. 주민들이 생활하는 공간에서 이웃집 형태의 사무소를 운영하는 변호사는 아직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

충남에서는 서천, 부여, 태안, 청양에 등록된 변호사가 없다. 천안에 140명의 변호사가 활약 중이나, 역시 법원이 있는 청당동에 절대다수의 변호사가 모여 있고 비 청당동 변호사는 11명뿐이다. 공주에 등록된 변호사는 8명이고 홍성 26명, 세종 30명, 서산 29명, 논산 9명이 있다. 서천, 부여, 태안, 청양에는 등록 변호사가 없다 보니 변호사를 만나기 위해 인근 시·군까지 찾아가거나 병원 이용 패턴처럼 아예 수도권 로펌에 사건을 의뢰하는 실정이다.

대전대 법학과 김영진 교수는 "변호사 업무가 법원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향을 감안하더라도 특정 장소에 밀집도가 상당히 높은 상황"이라며 "대전도 광역화되다 보니 특정 장소를 찾아가야만 법률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보니 이용자 측에서 불편할 수 있고, 생활 주변에서 주민 밀착형 사법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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