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지역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13일 역대 최초로 기준금리 0.50%포인트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이 경우 지난 4월과 5월에 이어 3회 연속 인상하는 것으로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리 지고 있다.
한은의 이 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 것은 물가 상승 때문이다. 지난달 물가가 국제 원자재·곡물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6%까지 올랐다. 여기에 미국의 긴축정책으로 금리 역전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물가 잡기에 나서면서 지역 경제계에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상공회의소 지속성장이니셔티브(SGI)가 이날 발표한 '한미 정책금리 역전 도래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과거 물가상승률 둔화기 바탕으로 연구해본 결과 물가상승률을 1%포인트 하락시키려면 경제성장률은 0.96%까지 희생해야 했다. 금리가 인상될 경우 기업 금융부담도 크게 증가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영업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갚지 못하는 한계 기업 비중이 2021년 16%로 2019년 12.4%보다 3.5% 포인트 가량 높아졌다.
이 경우 한국은행이 '빅 스텝'에 나서면 기업들의 대출이자 부담 규모는 약 3조9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에 더 큰 타격이다. 중소기업은 매출 규모가 작고, 신용등급이 높지 않아 은행 대출에 의존도가 크기 때문이다.
가계부채가 많아 기준금리를 올리면 늘어난 이자에 소비 위축이 불가피하다. 실물 경제가 침체 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더욱이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수출도 둔화 추세다.
지역 업체 한 관계자는 "물가 상승으로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지만, 지역 업체들이 경기 침체를 버텨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면서 "자칫 코로나19 여파로 어려운 기업들이 버텨내지 못할 경우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에게 금융·조세 부담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기업의 대출 만기연장이나 상환 유예 등 금융 지원을 지속하고, 법인세율 인하 등 조세부담 완화 정책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규제 완화 필요성도 강조했다.
지역 경제계 한 인사는 "미국은 내수시장이 받쳐줄 수 있어 강력한 수요를 바탕으로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상황이 다르다"면서 "기업의 환경에 대한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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