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빠른 폭염에 대전·충청 피해 잇따라

지난 7월 4일 대전 유성구 건설현장에서 50대 A 씨 열사병으로 숨져
폭염 축산업 피해 발생…충남 2만 6000여 마리, 충북 5000여 마리 폐사

연일 찜통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4일 대전 중구 계백로 위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이성희 기자)

예년보다 빠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벌써부터 대전·충청 지역에 폭염으로 인한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대전지방기상청에 따르면 6월 20일 대전과 충청 대부분 지역에 예년 보다 20일 빠르게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2주 넘게 폭염주의보가 이어지던 가운데 6일 대전과 충남 지역에 '폭염 경보'가 발효되며 한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올랐다.

푹푹 찌는 가마솥 더위로 인한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낮 12시 30분께 대전 유성구 탑립동의 한 건설현장에서 50대 A씨가 열사병으로 인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A 씨는 해당 공사현장 옥상에서 동료 근로자에 의해 발견됐고 급히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결국 이날 오후 6시께 숨졌다. 당시 A씨의 체온은 42도까지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폭염으로 인한 온열 질환 환자도 속출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온열 질환 감시체계 운영 결과'를 보면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6일까지 대전을 포함한 충청권에서 발생한 온열 질환자는 총 74명이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 8명, 세종 10명, 충북 21명, 충남 35명으로 지난해 대비 164% (28명) 증가한 셈이다.

무더운 날씨 탓에 충청 지역 곳곳에서 축산업 피해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충남은 돼지 405마리, 닭 2만 5784마리 등 2만 600여 마리가 폐사했다. 충북은 17개 농가에서 가축 5649마리가 폐사했다.

7월 초 이른 시기부터 불볕더위로 인한 피해가 급증하면서 각 지자체에서는 폭염 대비 대응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충남 축산정책과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폐사가 전년보다 15일 빨라졌다. 이번 장마 이후 피해는 더 클 것으로 보인다"라며 "현재 더 큰 피해를 막기 위해 지역의 농가 방문해 냉방장치 여부와 누전 차단기 작동 여부, 소화기 비치 여부 등 현장 점검에 집중하고 있다"고 답했다.

대전시도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폭염 종합지원 상황실을 가동한다. 특히, 야외 건설 노동자 보호를 위해 지역 공사 현장에 안전 지시를 내린 상태다.

대전시 관계자는 "지난 6월 초부터 각 건설현장에 휴식시간, 휴식공간 등 노동자들의 휴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조치를 내렸다"라며 "가장 무더운 낮 시간에 공사를 잠시 중단하고 노동자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권고한 상태"라고 말했다.
김지윤 기자 wldbs1206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