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대 신동호 교수 |
우리 대전권의 선거공약을 보면 대통령 선거공약과 광역시, 혹은 기초지자체 선거공약과 중복되는 측면이 있다. 그리고 오래 전부터 논의되어 온 사업, 혹은 이미 추진 중인 사업이 선거공약으로 등장하는 경우도 없지 않다. 그래서 가지 수는 많지만 새로운 공약, 참신한 공약, 장기적인 비전을 제시하는 공약 등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대전권에 관계된 사업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어야 할 사업은 중부권 광역철도망 구축,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의 지하화 등과 같은 거대한 사업들이 있다. 과거에도 나타났던 의제이고 이루어지기만 하면 정말 다행이다. 그러나 비용을 생각할 때 과연 가능할지 의심되는 바가 없지 않다.
경부선과 호남선 철도 및 고속도로가 대전의 도심을 통과함으로써 지역사회에 주는 피해는 엄청나다. 지역사회를 단절시키고 소음과 진동을 발생시키며, 값비싼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어렵게 한다. 만약 지상 철도망이 지화화된다면 지상에 새로운 도시용 토지가 생성된다. 그러나 철도의 도심통과 노선 지하화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초래하는 바, 실천여부가 주목된다. 위와는 별개로 이미 추진될 것으로 예정된 대전권 광역철도망사업 역시 우리 대전권을 위해 필요한 사업이다. 대전을 타 지역과 연결하던 기존의 일부 폐기된 경부선 철도, 호남선 철도의 노선과 (간이)기차역을 복원하여, 권역내 중심도시와 주변 도시 및 농촌지역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이 사업은 트램이 대변하는 도시철도 2호선과의 환승체계를 구축함으로써 권역내 대중교통의 편리성을 크게 향상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도심통과 철도노선을 지하화하는 사업은 스페인 빌바오 등, 다른 선진국에서도 추진한 사례가 있다. 빌바오의 사례가 보여주듯이, 지하화된 철도노선의 지상부분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면 지하화의 비용 일부를 새로 형성되는 지상부분을 매각함으로써 발생하는 수익으로 부담할 수도 있을 것이다.
대전은 금강을 끼고 있다. 금강은 우리나라의 4대 하천 중 하나로 대전권을 대표하는 자연자산이다. 대전권의 젖줄이자 거대한 자산인 금강을 그동안 충분히 활용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지방선거 과정에서 도출된 의제, 눈에 띄는 단체장 선거공약 중 하나가 바로 '금강 물길 30리' 사업이다. 대전 시가지는 3대 하천을 중심으로 발전하였다. 대전천, 유등천, 갑천이 그것이다. '금강 물길 30리' 공약은 금강 물길 중 대청댐 하류, 신탄진 부근을 흐르는 구간이다. 한때 나룻배가 다니던 금강을 단순히 폐수를 처리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 도시민의 생활과 여가에 필요한 자산으로 활용하자는 공약이다. 하천수를 정화하고, 고무댐을 설치하여 경관수를 조성하는 한편, 레져보트 등을 배치하고 수변공간을 정화, 개발하여 시민 웰빙공간으로 발전시킨다면 금강은 대전뿐만 아니라 국가적 명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물길 30리'를 '물길 100리' 연장하여 사업의 규모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 대전산업단지에서부터 대청댐까지를 연결하는 수변공간 전체를 정원화한다면 순천만과 울산 태화강에 버금가는 국가정원으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다. 기초지자체 수준의 '물길 3리' 공약이 광역시 차원, 혹은 국가 차원의 사업으로 확장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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