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8회 지방선거에서 지방권력의 추는 국민의힘으로 크게 기울었다. 4개 시·도 광역단체장을 석권함은 물론 기초단체장 대다수를 차지하고 광역의회에선 제1당으로 올라서 권력을 움켜쥐었다. 장기집권하던 더불어민주당 지방정권이 몰락하고 국민의힘이 패권세력으로 새롭게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충청 지방권력의 전면재편에 대한 해석은 지금도 한창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나름의 분석을 통해 의미를 분석하고 여러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각론으로 들어가면 분석이 엇갈리나, 전체적으론 양당의 의견이 같은 부분이 적지 않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이장우 대전시장 당선인,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 김태흠 충남도지사 당선인, 김영환 충북도지사 당선인. |
이상 신호는 21대 대선에서 나왔다. 국민의힘이 세종을 제외한 대전과 충남·북에서 승리하면서다. 그리고 이어진 윤석열 정부의 출범은 국민의힘을 향한 기대를 높였다. 민주당에 대한 실망이 누적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대안세력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은 깨지지 않고 국민의힘 지방정권 탄생으로 이어졌다.
전망도 비슷한 수준이다. 민주당은 내심 자멸하길 바라는 기대를 내비치지만,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자신들의 몰락 과정을 옆에서 지켜본 국민의힘의 학습효과가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주요 현안마다 각을 세울 경우 지역민들에게 발목잡기로 비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내재해 스탠스도 애매해진 상황이다.
국민의힘은 자신감을 내보인다. 중앙 정부와 밀접한 공조 아래 대전·충청에서 권력 입지를 더욱 다지겠단 목표다. 이미 국민의힘 4개 시·도지사는 후보 시절 '충청 초광역 상생경제권' 구상을 통해 충청의 가파른 성장을 이루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물론 성과에 치중한 나머지 다방면의 소통과 상생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긴 하다.
내부 경쟁이 시작됐다는 시각도 있다. 대가 끊어진 충청 대표주자 자리를 놓고 국민의힘 내부에서 주도권 경쟁이 벌어질 것이란 얘기다. 이 중에서도 여야 모두 이장우 대전시장과 김태흠 충남지사를 주목하고 있다. 공통적으로 충청의 정치 위상 강화가 최대 목표인 만큼 이들이 4년간 어떤 리더십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역 정치권 모 인사는 "사실 대전·충청에서 국민의힘의 원사이드한 승리를 예측하긴 어려운 측면이 있었는데, 지역민들은 표로 확실하게 의사를 표현했다"며 "역시나 유권자들의 시선은 늘 정확하고 또 무서운 것 같다. 국민의힘 지방정권을 향해서도 언제든 회초리를 들 준비가 되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익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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