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전기요금과 가스요금이 인상되는 가운데 27일 대전 유성구 장동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관계자가 전기 계량기를 살펴보고 있다. 이성희 기자 token77@ |
충청권 소비자 물가가 5% 이상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으로 6%대로 올라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28일 한국전력 등에 따르면 연료비 조정단가 분기별 조정 폭을 연간 조정 폭의 범위 내에서 조정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3분기 전기요금에 적용할 연동제 단가를 kWh(킬로와트시)당 5원으로 확정했다. 전기요금은 기본요금과 전력량 요금(기준연료비)·기후환경요금·연료비 조정요금 등으로 구성한다. 분기마다 조정되는 연료비 조정요금이 인상되는 것이다.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가 5원 인상되면서 4인 가구의 월 전기요금 부담은 1500여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7월부터 주택·일반용 도시가스 요금이 메가줄(MJ·가스사용 열량단위)당 1.11원 인상될 예정으로, 가구당 월평균 2220원가량 부담이 늘어난다.
전기·가스비 인상에 따라 지역 가계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5%대로 올라선 소비자물가가 6%대를 넘어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현재 대전의 소비자물가는 4월 4.5%에서 5월 5.2%로 상승했다. 세종도 이 기간 5%에서 5.8%로 6%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 충남의 소비자물가는 5.6%에서 6%대로 충청권 중 6%를 진입했다.
공공요금 인상에 지역민들은 한숨을 내뱉는다. 주부 김 모(54) 씨는 "남편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거 같아 저축할 여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필요한 것만 지출하고 문화생활 등은 줄이겠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었던 자영업자들도 한탄한다. 공공요금 상승은 외식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며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용철 한국외식업중앙회 대전시지회 국장은 "최근 재료값이 급등하며 음식 가격을 올린 업소가 많다"며 "공공요금이 오르면 외식물가도 덩달아 상승해 서민들의 고통만 심해질 것"이라고 했다.
이른 무더위에 에어컨 사용료도 걱정이다. 이용수 태평시장 상인회장은 "여름이라 에어컨 틀어야 해서 전기요금이 안 그래도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요리하는 곳에선 가스비도 걱정이고, 코로나 이후 외식문화 변화로 전통시장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어 가격을 올리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상인들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감내하며 버티고 있다"고 했다. 김진호 중앙로지하상가 상가번영회장도 "지하상가 공용관리비를 상인들이 부담하고 있는데 전기세가 오르면 막막하다"며 "지자체의 임대료 50% 지원도 이번 달까지라서 걱정이 많다"고 토로했다.
전력을 대규모로 쓰는 기업들도 부담이 크다. 1kWh당 전기요금이 5원 늘면서 산업계가 부담해야 하는 요금도 올라가게 된다. 중소기업일수록 부담이 커진다. 대전의 한 기업 관계자는 "내수부진과 원자잿값 인상 등으로 기업 운영이 안 그래도 어려운 상황인데, 전기 요금까지 늘어나면 그만큼 기업에서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상승한다"며 "정부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도 논평을 내고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기중앙회는 이날 논평에서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이 잇따라 오르면서 코로나 장기화로 활력을 잃은 중소기업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며 "중소기업의 열악한 현실을 외면할 수 없는 만큼, 중소기업 전용요금제 등 합리적인 요금체계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원기·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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