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대학은 학령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현상 등으로 정부 재정 지원이 늘어나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일부에선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교육까지 국가 예산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느냐는 부정적인 시각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27일 교육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대학 재정난 등 어려움을 고려해 각종 정책을 시사했다.
교육부는 최근 등록금 규제 완화, 고등교육교부금·고등교육세 법 제정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고등교육 재정 지원 법령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다. 고등교육 위기 극복을 위해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2월 대학교육연구소가 발표한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고등교육 재정지원 개편 방안'에 따르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 재정지원이 빈약한 이유는 고등교육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낮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20년 대학 진학률이 72.5%에 달할 만큼 대학교육이 사회적으로 필수 과정임에도 정부는 '수익자 부담 원칙'을 고수하며 대학 재정지원을 회피해왔다고 분석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타격을 받는 대학은 설립별로는 '사립', 유형별로는 '전문', 지역별로는 '지방', 규모별로는 '소규모' 대학 감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학령인구 감소로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은 지방 사립대학이라는 의미다. 그 중에서도 전문대학이 먼저 직격탄을 받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해당 보고서에서도 지방대학의 위기를 해결하고, 안정적으로 고등교육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가칭)'은 고등교육 재정을 가장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 판단했다.
지역의 한 사립대학 관계자는 "10년 넘도록 등록금이 동결된 데다 입학 자원도 점차 줄어들고 있어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을 것"이라며 "대부분 사립대학이 등록금에 의존해 운영을 하기 때문에 점차 학생들에게 가는 혜택도 줄어들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질적으로 높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무교육이 아닌 고등교육까지 국가적 지원이 필요하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유·초·중·고등학교 까지는 의무교육이기 때문에 국가적 지원이 필수이지만, 고등교육은 선택적 교육이라는 것이다.
지역 교육계의 한 인사는 "정부에서도 고등교육을 책임지기 위해 국립대학을 운영 중인 상황에서 사립대학까지 재정적인 지원을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소희 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